크립토닷컴 발행 코인 ‘크로노스’ 24시간 전 대비 20%대 급락
회사 측 “실수” 해명에도 준비금 부족 의혹 … 가상화폐 시장 규제 강화 목소리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유동성 위기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끝내 파산한 가운데, FTX발(發) 가상화폐 위기가 다른 거래소까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코인 '크로노스(CRO)'는 24시간 전 대비 20%대 급락했다. 크립토닷컴은 거래량 기준 글로벌 15위권의 가상화폐 거래소다.
이날 크로노스의 급락은 크립토닷컴 계좌에서 32만개의 이더리움이 비슷한 규모의 게이트아이오 거래소로 송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생했다. 이전된 양은 크립토닷컴이 보유한 이더리움 보유량의 80%를 넘는다.
크립토닷컴 측은 이날 송금에 대해 '실수'라고 해명했다. 크리스 마잘렉 크립토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른 계좌로 자금이 잘못 송금됐다"며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게이트아이오에서 4억달러(약 5200억원)의 이더리움을 회수했다"며 이더리움 32만개가 오프라인 지갑인 새로운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에 옮겨질 예정이었지만 외부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 자금은 모두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돼 있고 '핫 월렛(hot wallet)'은 기업 자산만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핫 월렛'은 온라인에 연결돼 바로 출금이 가능한 지갑이고, 콜드 스토리지는 오프라인에 존재해 바로 출금이 되지 않는 저장소다.
하지만 크립토닷컴의 해명에도 이들 거래소가 고객 자금 인출에 대비한 준비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거래소가 서로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며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 역시 '자체 발행 코인'으로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 규모를 키웠다며 재무 상태가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결국 파산했다. 미국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FTX 계열사 알라메다의 자산 30%가 FTX가 자체 발행하는 가상통화 FTT로 보유 중이었는데, 이 때문에 재무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투자자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 발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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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FTX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11일 성명을 내고 코인 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FTX 몰락을 미국 사상 최대 금융 사기 사건으로 꼽히는 2001년 '엔론 사태'에 빗대며 "금융상 오류가 아니라 사기 냄새가 난다. 거대한 (코인) 재산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폭발했다"고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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