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3단계까지 올렸지만 도로 마비로 역부족
소방대원 “다른 구급차들도 현장 도착에 시간 걸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고 신고 접수 이후에도 제때 구급차 등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는 신속한 이송이 어려워 피해가 더 커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염건웅 유원대학교 교수(경찰소방행정학)는 30일 오전 YTN '굿모닝와이티엔' 인터뷰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점인 해밀턴호텔 옆에 있는 골목길에 수용할 수 없을 정도의 인원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한 분이 넘어졌고, 사람들이 계속 차곡차곡 넘어지면서 쌓이는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빨리 출동하려고 했지만, 이태원 근처 도로 상황이 마비돼 재난 3단계, 대응 3단계까지 올려서 출동했고 그 다음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그런 부분에서 지체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며 "그래도 현장에서 많은 시민이 구조대원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과 같이 한 소방대원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태원에) 도착했을 때 통제에 (일부) 협조가 잘 안됐다"며 "다른 구급차들도 이태원 현장 도착에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구급대원과 경찰들은 인파로 아수라장이 된 거리에서 환자를 옮겨 구급차로 이송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차도 몰려든 인파와 차량 등으로 차로 확보에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염 교수는 이런 상황이 종합적으로 발생하면서 결국 사고 피해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염 교수는 사고 당시 피해자들 상황에 대해 "압사당하게 되면 쇼크가 오게 되고 숨을 쉴 수 없는 심정지 상태가 되는데 심정지가 되면 온몸에 피가 안 돌고 심지어 뇌혈관에도 혈액 공급이 정지되는 상태가 된다"며 "의료계에서도 골든타임을 4분으로 잡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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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동에서 대규모 인파에 눌려 숨진 사망자는 151명으로 늘었다. 소방당국은 30일 오전 9시30분 기준 사망자가 오전 6시(149명)보다 2명 늘어난 151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 수도 76명에서 82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19명이 중상인 것으로 파악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경상은 63명, 전체 사상자는 233명으로 파악됐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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