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421건으로 15배 가까이로 증가
10대 청소년이 일으킨 사고는 약 46배 급증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이동수단(PM·Personal Mobility)에 의한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가 최근 5년 새 크게 증가했다. 10대 청소년들이 낸 사고는 최근 5년간 약 4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면허로 주행하다 적발된 사례, 보행자와 충돌한 사고와 함께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PM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2021년 1735건으로 15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총 사고 건수는 3421건에 달했다. 사망자 수도 2017년 4명에서 2021년 19명으로 증가했으며, 사고 1000건당 13명이 사망하는 셈이라고 오 의원은 설명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사고 유형은 △보행자 사고가 1191건(34.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승용차(1146건), 자전거(208건), 이륜차(200건) 등의 순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사고가 빈번한 지역 8곳은 강남역사거리, 신사역사거리, 선릉역, 강남구청역 남쪽, 언주역 동쪽 등 서울 강남권 5곳으로 나타났다.
사고와 관련한 화재도 늘고 있다.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2017년 7건 수준에서 2020년과 2021년 각각 45건, 50건으로 크게 늘었다. 주로 배터리팩이 외부 충격 또는 과충전으로 터지거나 합선되면서 불이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간 PM 화재에 따른 부상자는 총 8명, 재산 피해는 9억4276만원으로 집계됐다.
오 의원은 "최근 도심 지역에서 킥보드 등이 이동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는 만큼 교통사고 방지 및 화재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전모 미착용에 무면허 운전도
지난 7월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킥보드 가해 운전자로 분류된 교통사고는 2018년 225건에서 지난해 897건으로 4배로 증가했다. 사상자 수는 995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행자와 충돌한 사고는 304건으로 2018년(61건)과 비교해 5배로 늘었다. 차량과 충돌하거나 추돌하는 등 부딪히는 사고에서도 법규 위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킥보드와 자동차 간 사고 127건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인도 주행, 역주행 등 킥보드 이용자의 법규 위반에 따른 사고가 많았다. 킥보드 이용자가 인도를 주행하다가 도로나 주차장을 횡단할 때(26%)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했으며, 전체의 87.4%(111건)는 킥보드 이용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일어난 사고로 집계됐다.
여기에 10대 청소년들이 킥보드를 이용하다 낸 사고는 최근 5년간 약 4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21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개인형 이동장치 연령대별 사고·사망·부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19세 이하 청소년의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건수는 총 816건이었다. 2017년 12건, 2018년 21건, 2019년 48건, 2020년 186건, 2021년에는 549건 발생해 최근 5년간 약 46배 급증했다.
청소년들이 낸 사고 관련해 무면허로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주행하다 적발된 사례도 2021년 3482건,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7486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도로교통법 개정안(무면허로 개인형 이동장치 운행 시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 시행됐지만, 운전면허증 인증 절차가 부실해 결국 10대들의 무면허 이용을 방관한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무면허로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무면허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을 방관하는 공유업체를 규제할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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