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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 라이언 전무의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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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 라이언 전무의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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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라이언(RYAN), 소속 카카오, 직급 전무이사. 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자. 2016년 등장했고 선풍적 인기로 회사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라 상무'라 불리기 시작했다. 불과 1년만인 2017년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 때 카카오 임원 승진자 공식 명단에 이름을 올려 화제도 모았다. 이 때까진 좋았다.

브랜딩 캐릭터로 탄생…카카오 대표 마스코트로

라이언은 카카오가 단순한 '채팅 메신저'에서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 태어났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무료 서비스, 세계 최초의 단체 채팅 지원 등을 강점으로 앞세워 단 3년 만에 글로벌 80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그러나 당시까지만 해도 카카오톡은 단순한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일 뿐 뚜렷한 브랜드가 없었다. 모기업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얼굴'을 입히기 위해 자체 이모티콘 캐릭터를 창작한다는 묘안을 떠올렸고, 이 과정에서 카카오의 캐릭터 모음집인 '카카오프렌즈'가 탄생했다.


[뉴스속 인물] 라이언 전무의 흥망성쇠 카카오톡 월간 평균 이용자 변화 추이(위), 대표 서비스 가입자 수


라이언은 2016년 데뷔한 카카오프렌즈의 일원이다. '갈기 없는 숫사자'라는 콘셉트로 그려진 이 캐릭터는 특유의 무표정한 표정과 귀여운 디자인으로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 세대까지 큰 반향을 이끌어 낸다. 1년 뒤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스마트폰 전면을 점령하다

카카오가 본격적인 플랫폼 사업을 개시하면서, 라이언을 포함한 카카오프렌즈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창을 넘어 스마트폰 전면에 '등판'하기 시작했다.


[뉴스속 인물] 라이언 전무의 흥망성쇠 라이언 캐릭터로 꾸며진 '카카오T블루' 중형택시.


카카오는 이미 휴대폰을 보유한 국민 절대다수가 이용하는 메신저 앱이 됐고, 광고 및 캐릭터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도 창출했다. 여기에 선물하기·같이 게임하기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추가하고, 2016년 1월에는 국내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생활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카카오의 비즈니스 확장은 말 그대로 파죽지세였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택시 호출 서비스 등을 통합한 '카카오모빌리티'가 2017년 창립됐고, 같은 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카카오페이'도 출범했다. 2020년 초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카카오는 헬스케어 및 공공 전자서명 업계에까지 진출한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예방접종증명서를 카카오톡 QR체크인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다.


[뉴스속 인물] 라이언 전무의 흥망성쇠 카카오는 채팅, 엔터테인먼트, 전자상거래, 은행을 넘어 공공 전자인증 서비스까지 진출했다. /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톡이 처음 세상에 공개된 2010년 카카오의 연간 매출액은 고작 34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10주년을 맞이한 2020년에는 매출 4조1568억원, 영업이익 4559억원을 기록한 대기업으로 거듭났다. 단 10년 만에 10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국내 계열사만 110여개…'골목상권 침해 논란' 상징된 라이언

채팅, 게임, 은행, 전자 결제에 이어 공공 인증까지 카카오 앱 하나로 해결되는 시대가 열리면서 카카오는 한국인의 삶과 더욱 밀착됐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생활 플랫폼' 카카오를 반긴 것은 아니다. 대기업 카카오가 110여개 넘는 계열사를 통해 택시·택배(카카오모빌리티), 미용실(카카오헤어샵) 등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사업 영역까지 침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때 카카오와 라이언을 반겼던 여론도 일부 돌아섰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러다가 상조 회사에서까지 라이언을 볼 수 있겠다"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계열사를 늘려 거의 모든 내수 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카카오의 경영 방식을 꼬집은 것이다.


[뉴스속 인물] 라이언 전무의 흥망성쇠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카카오 상조' 이미지. 100개 넘는 계열사를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 비율이 큰 내수사업에 진출한 카카오의 비즈니스 모델을 비꼬아 비판한 이미지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치권에서도 카카오의 지나친 사업 확장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송갑석,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 단체는 "카카오는 플랫폼이라는 명분 아래 소상공인의 고유 시장인 2차 산업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문어발 확장'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는 '자영업자 상생안'으로 갈등을 진화시키고자 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계열사를 정리하거나 철수하고, 오는 5년간 총 3000억원 규모의 '파트너 지원 기금'을 조성해 플랫폼 사업 종사자 및 소상공인 지원에 힘쓴다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 4월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창작가, 공연예술인, 소상공인, 플랫폼 종사자, 아동·디지털 약자 등을 위한 구체적인 상생기금 배분안을 내놨다.


12년 역사상 최장 먹통 사태…위기 타개할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카카오와 라이언의 운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 15일 카카오가 입주한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톡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장애 발생 후 약 10시간 만인 다음날 오전 2시께 텍스트 전송 등 일부 기능이 복구됐으나, 카카오톡 12년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접속 장애 사례로 남게 됐다.


카카오톡은 출시 이후 여러 차례 접속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보통은 수 시간 내에 해결됐으며, 무엇보다도 카카오 내부가 아닌 외부 문제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전까지 가장 길게 발생한 장애는 지난해 3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상에서 앱 실행이 중단되는 오류로, 이는 안드로이드 개발사인 구글의 소프트웨어가 기존 앱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뉴스속 인물] 라이언 전무의 흥망성쇠 지난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카카오가 입주한 데이터센터가 물리적으로 훼손되면서 벌어졌다. 또 단순 메신저뿐만 아니라, 택시·결제·지도 등 앱에 기반한 여러 서비스가 동시에 오류를 일으키기도 했다. 향후 또 다른 인재(人災)나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 벌어져 데이터센터가 파괴됐을 때 카카오에 의지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정부는 16일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 서버 시설을 점검하고, 서비스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오는 24일 종합국감에 카카오 관계자를 증인으로 세우는 안도 검토 중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필요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 카카오, 네이버 관계자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물러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우리 삶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된 것에 비해 관련 정책, 규율은 속도를 뒤따르지 못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취약성을 점검하고 네트워크나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의 안정성 문제 점검 필요성도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이언이 국회에 출석할 일은 없겠지만, 카카오 성공과 위기 순간을 함께 해온 라이언의 초고속 승진 기록은 여기서 멈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범수 산업 매니징에디터 answer@asiae.co.kr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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