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부스 이름과 메뉴판 사용…"2022년 맞나"
해당 대학 측 "주점 철거하고 학과와 학생회 측에 경고했다"
[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대전의 한 대학교 축제에서 음란물 제목을 연상시키는 주점 메뉴판이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대전의 한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한 학과가 만든 주점 메뉴판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다른 부스는 다 어디 과인지 써놨는데, 이것만 안 쓰여 있다"며 "부스 이름부터 메뉴까지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이번 축제는 도대체 누가 관리하길래 이걸 허락해 준 거냐"고 했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문제의 한 부스 현수막에는 흰색 배경에 빨간색 글씨로 '오빠…여기 쌀 것 같아'라고 적혀 있다. 글자 위에는 물방울이 그려져 있고, 하단에는 작은 글씨로 '가격이'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메뉴판에 적힌 메뉴 이름들은 음란물 제목을 떠오르게 했다. ▲[국산] 그녀의 두툼한 제육볶음 ▲[애니] 오뎅탕 돌려먹기 ▲[서양] 자고 있는 김치전 몰래 먹기 ▲[일] DoKyoHoT 쏘야 ▲[러] 잘 익은 치킨너겟 ▲[하드코어] 츄릅 과일후르츠 ▲[유/모] 입가에 흘러넘치는 콘치즈 ▲[노/모] 따먹는 캔음료 등이 적혀 있다.
메뉴 이름 옆에는 동영상 형식 중 하나인 avi와 가격을 나타내는 '원' 대신 동영상 파일 크기를 나타내는 GB(기가바이트)가 함께 적혀있다.
대전의 한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선정적인 문구를 사용한 플래카드와 메뉴판. 작성자는 "부스 이름부터 메뉴까지 의도가 뻔히 보인다"고 비판했다. 댓글에는 해당 학과가 회계학과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 = 에브리타임]
A 씨가 올린 글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해당 대학교 재학생은 문제의 주점을 운영하는 학과가 '회계학과'라고 주장했다.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저걸 말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충격적", "2022년 사진 맞냐", "불쾌하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성범죄를 암시하는 듯한 '돌려먹기' '자고 있는… 몰래 먹기' '따먹는' 등의 표현을 두고 '선을 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다른 커뮤니티에는 "대학교 축제인데 저 정도는 할 수 있다", "저 정도도 이해 못 하면 얼마나 막혀 있는 거냐", "표현의 자유다"라는 댓글이 달려 또 한 번 충격을 줬다.
논란이 커지자 대학 측은 해당 주점을 철거했다. 대학 관계자는 "음식 가격이 싸다는 것을 강조하려다가 부적절한 문구를 사용한 것 같다"며 "부스를 기획한 회계학과 학생회 측에 경고하고 반성문 작성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안을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전체 학생회에 공지한 뒤 재발 시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 추가 조사를 벌여 학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학생회 측은 "해당 학과의 주점은 운영하지 않으며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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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제 부스에서 선정적인 문구를 활용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 전북의 한 대학교에서도 '오빠 여기 (가격이) 쌀 것 같아'라는 부스 이름을 사용했고 2017년 광주 한 대학교에서는 메뉴판에 '오빠의 소시지 야채볶음…되게 크다' 등의 문구를 작성해 비난이 빗발친 바 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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