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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들의 '빛'…故 이건희 회장이 직접 챙긴 삼성의 안내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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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방문
1993년 삼성 '신경영' 선언 직후 시작
1마리당 1억원·2년 소요…총 267마리 분양
"사회공헌 넘어 인식개선 온힘"

맹인들의 '빛'…故 이건희 회장이 직접 챙긴 삼성의 안내견 사업 20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 '지니'가 보행시험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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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계단이 나오자 안내견 '지니'의 걸음이 멈췄다. 안대로 눈을 완전히 가린 기자가 위로 올라가자는 손짓을 한 후에야 지니의 발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짧은 계단이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새로 만난 친구의 속도에 맞춰 한걸음씩 천천히 층계를 오른다.


퍼피워킹 1년, 훈련 6~8개월, 시각장애인 교육 1개월. 지니가 안내견의 역할을 하기까지 소요된 훈련기간이다.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1마리당 대략 1억원이 소요된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선 지니와 같은 안내견들이 매년 12~15마리 무상 분양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67마리를 분양했으니 적어도 267억원을 썼다는 의미다. 하지만 삼성이 사회에 미친 영향은 수천억원의 가치로 추정된다.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독립된 삶을 영위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20일 방문한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1993년 9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됐다. 어느덧 29년째 안내견을 양성하는 세계안내견협회(IGDF)의 국내 유일 정회원 단체가 됐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안내견 한 마리를 만들려면 10만달러가 든다. 외국에서 최고의 훈련사를 아무리 비싸더라도 데려와 용인에서 몇 마리라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기도 용인시에 안내견학교를 만들었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안내견 양성과 함께 안내견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그간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시각장애 체험', 안내견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정부와 국회도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함께 나서면서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게 되는 장애인 보조견 관련 조항이 1999년 '장애인 복지법' 내에 도입됐다. 제도적인 변화도 이어졌다. 2012년 훈련사 및 퍼피워킹 자원봉사자가 훈련과 사회화를 목적으로 편의시설과 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같이 법적인 지위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법안이 개정되며 안내견 양성을 위한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장애인복지법 40조)

맹인들의 '빛'…故 이건희 회장이 직접 챙긴 삼성의 안내견 사업 20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 있는 예비 안내견 모습. [사진=한예주 기자]

이외에도 다양한 시도를 지속해왔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시각장애인도 월드컵의 감동을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안내견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미국-폴란드 경기에 시각장애인 10명과 안내견을 초청했다. 같은 해 삼성전자가 단독 후원한 부산아시안게임 성화봉송에서는 3명의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 관계자는 "이제 안내견은 기업의 사회공헌 영역을 넘어 사회적 공공재로서 인식되고 있다.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도 안내견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자발적인 노력을 해주고 있다"면서 "삼성은 지금껏 걸어 온 29년의 길이 그러했듯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의 가족이자 파트너, '눈' 역할을 해줄 안내견 양성 사업을 꾸준히 지속하고, 관련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NGO와 협업해 수혜자 선정에 있어서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매년 4월 마지막 수요일인 '세계 안내견의 날' 행사를 함께 진행해 인식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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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는 새로운 안내견과 졸업한 안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가 진행됐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내견 사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29년간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고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 왔다"며 "앞으로도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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