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가 항공권, 숙박 예약 대신 진행
개인 여행 및 무비자 입국 허용 전망 나와
엔·달러 환율 143엔 육박
일본인 무비자 입국 허용 가능성 높아져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일본이 '가이드 없는 패키지 여행'을 허용하며 사실상 일본 내 자유여행이 가능해졌다. 10월 중으로 외국인 관광객 개인 여행 및 무비자 입국도 허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년 반 만에 일본 여행길이 다시 열릴 기미를 보이자 엔화 약세 속 저렴하게 일본을 여행하려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일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이드 없는 패키지 여행'을 허용했다. 하루 입국자 수 상한선도 2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상향하며 관광 목적 입국 규제를 완화했다. 일본은 지난 6월10일부터 가이드를 동반하는 패키지 여행만 허용한 바 있다. 다만 개인 자유 여행은 관광객 일정을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불가능하다.
일본여행업협회(JATA)가 지난 6일 한국 여행업계에 안내한 바에 따르면 관광객의 여행 일정과 동선에 대한 제한은 없다. 여행사가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대신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만 차이를 보인다. 여행사가 판매하던 에어텔(항공·숙박만 제공) 상품과 동일한 셈이다. 다만 일본 체류기간 동안 코로나19 감염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관광객과 여행사는 상시 연락이 가능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10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개인 여행 및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입국 규제 완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입국 규제 완화 시기는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입국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방일 외국인이 증가하고 이들의 소비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입국 규제를 강화한 지 2년 반 만에 일본 여행길이 다시 열릴 기미를 보이자 일본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9월 일평균 해외여행 예약은 8월 대비 159.6% 증가한 가운데 일본 예약은 1139.4% 증가했다. 주요 여행사들도 잇따라 에어텔 상품 등 일본 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들은 일본 여행이 재개될 수 있다는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지난 2018년에 오사카를 여행했다는 대학생 김모씨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그동안 기다리고 있었다"며 "일본은 짧은 기간 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할 수 있어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무비자 입국이 허용돼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크리스마스 때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일본 가는 항공권을 예약했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 현상으로 이전보다 더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 관광객에게 일본 여행이 매력적인 이유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 달러당 115엔 정도였으나 16일 오전 기준 143엔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여행지 1위였다. 한 해 700만명 가량이 일본 여행을 떠났고 일본에서도 연간 300만명 정도가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일본이 2019년 한국의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판결 보복 조치로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며 한국에선 '노재팬' 열풍이 불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양국 간 관광 교류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번 입국 규제 완화로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한국도 일본인들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0년 3월 한국인에 대해 적용했던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했다. 한국 정부 역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