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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규제현장⑦]인증비용·EPR 분담금 걱정 '조명산업'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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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전자파 인증비용 50배 늘어나
"회로변경은 불가피한 현실, 인증비용이 연매출의 1% 넘어서"
내년 EPR 시행되면 265억원 분담금…"업계 고사 위기, 정부 탓"

[中企규제현장⑦]인증비용·EPR 분담금 걱정 '조명산업' 고사 위기 한 시험원에서 조명 밝기를 측정하는 장치인 '적분구'를 이용해 LED 조명기구의 인증시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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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업계는 '전자파적합성 평가인증'에 발목이 잡힌 데다, 내년부터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시행에 따른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정부가 조명업계를 고사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LED 조명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전파법에 따라 전자파 적합성 평가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평가인증은 제품 모델의 수가 다수일 경우에도 같은 소비전력 구간 안에서 1개 모델만 인증시험을 통과하면 모든 모델을 인증해주는 '구간인증'이 적용된다. 그러나 구간인증 적용을 받는 업체는 거의 없다.


◆13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50배 늘어난 인증 비용= 수도권 아파트 건설 현장에 방등을 납품하는 K사의 경우 30~60와트(W) 사이의 소비전력 구간에 50여개의 제품 모델을 구비하고 있다. 1개 모델만 인증받으면 되기 때문에 인증시험 비용은 130만원이면 된다.


원래 60W짜리 방등을 사용하기로 했던 시공사가 "60W를 써보니 너무 밝다. 50W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50W짜리를 납품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K사는 LED 숫자를 줄이고, 저항을 높여 소비전력을 낮추는 방법, 즉 '회로변경'을 통해 준비된 60W짜리 방등을 50W짜리로 바꾸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이렇게 회로변경을 할 경우 1개 모델이 아닌, 50개 모델 모두 인증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K사는 13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50배나 늘어난 인증 비용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에너지 효율을 따져서 아파트를 지어야 할 시공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주문이지만, 폭증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K사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한진우 K사 대표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제공해야 하는 협력업체 입장에서 회로변경은 불가피한 현실"이라면서 "인증 비용이 불어나 연매출의 1%를 넘어섰다. 현장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 때문에 조명업체들이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中企규제현장⑦]인증비용·EPR 분담금 걱정 '조명산업' 고사 위기 스탠드 조명 조립 및 검사 모습. [사진제공=K사]


◆EPR 시행으로 내년에만 265억원 분담금= 내년에 EPR 제도가 시행되면 265억원가량의 분담금도 떠안아야 한다. EPR 제도는 제조한 제품과 포장재에 대한 회수와 재활용할 의무를 생산자에게 부담시키는 제도다. 조명업체가 폐 LED조명의 회수·재활용을 위한 환경분담금 형식의 추가 비용(분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평판형 폐 LED조명의 경우 ㎏당 600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조명업계는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회수율이 2.5%에 불과했던 평판형 폐 LED조명에 대해 환경부가 15.7%의 불가능한 회수율을 업계에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판형 폐 LED조명은 철, 알루미늄, LED 패키지 등으로 구성돼 90% 이상 재활용될 정도로 고철 업계의 인기 품목이다. 눈에 띄는 족족 사라지기 때문에 회수율 15.7% 달성은 무리라는 것이 조명업계의 설명이다.


환경부가 요구하는 회수율 15.7%로 추산할 경우 내년에만 28만800t의 폐 LED조명이 발생한다. 이에 대한 분담금은 265억원으로, 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전등조합)이 추산한 3000여개 조명업체가 거둔 연간 순수익 260여억원을 초과한다. 더구나 평판형 LED조명의 생산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여서 2030년이면 폐 LED조명 발생량은 72만2800t, 분담금은 681억원으로 불어난다.


◆"공청회 한번 없이, 업계 고사 위기로 내몰아"= 전등조합과 조명업계는 EPR 제도 도입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복덕 전등조합 이사장은 "EPR 제도 도입을 위해 2018년부터 용역 등 많은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조명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그러면서 회수율 2.5%에 불과한 평판형 폐 LED조명을 EPR에 포함시켜 조명업계를 고사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명업계는 회로변경을 하더라도 '구간인증'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EPR 제도 도입은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이 아닌 인증 비용으로 쓰는 현실은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구간인증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면서 "ERP 제도의 도입은 명분이 부족하고, 업계가 분담금을 부담할 능력도 없는 만큼 재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제도의 안착이 중요한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추가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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