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24일 오전 로비 농성 해제
노조 "하이트진로가 대화 적극 나서야"
하이트진로 "참관인 자격으로 교섭 참석"
한 발 물러선 하이트진로…협의점 도출 관심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옥상 점거를 이어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가 점거를 부분 해제하고 하이트진로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했다. 본사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9일만이다. 옥상에서 현수막 등을 내걸고 진행 중인 고공 시위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전날 농성 부분 해제를 예고하면서 "고공농성은 이어가되 하이트진로와의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한다"며 "이제 화물 노동자의 대화 요구에 하이트진로가 답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노조는 "손배가압류 철회와 해고자 복직 약속만 이뤄지면 그 외 사항에 대해선 대화를 통해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으나 사측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진짜 사장인 하이트진로의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이 사태 해결을 위해 화물 노동자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도 같은 날 공지를 통해 "24일부터는 수양물류 대표이사가 직접 교섭 당사자로 참가하고 하이트진로 본사 물류팀장이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임을 화물연대 측에 전달했다"면서 "수양물류의 적극적이고 빠른 의사결정과 함께 하이트진로 역시 원만한 소통을 위해 결정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교섭에는 수양물류 측 전무·상무 등 관계자와 화물연대 집행부만이 참석해왔다.
양측의 갈등은 다섯 달째 이어져왔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6월 전면 파업에 돌입했었다. 이들은 이천공장과 청주공장 집회에 이어 지난 16일부터는 본사 점거에 나섰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다.
이들은 운송료 인상을 비롯해 계약 해지된 조합들의 복직과 조합원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및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수양물류가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라는 점을 들어 하이트진로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하이트진로 측은 하도급법상 본사가 고용 문제에 직접 관여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교섭 참관을 계기로 당초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업무방해와 특수주거침입 및 퇴거 불응, 건조물방화예비,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본사를 점거 중인 화물 연대 조합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마쳤으며 노조 측도 피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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