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과정 내내 당당한 모습…반성 기미도 안 보여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올해 2월 서울 양천구 목동 자택에서 부모와 형 등 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31)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법원의 판단만 남은 가운데 재판 내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당당했던 김씨의 태도는 법정을 경악케 했다.
검찰은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김씨의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 두 번째 공판에서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해 잠들어있는 부모와 형을 무참히 살해한 잔혹한 범행"이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방법, 동기, 재범 우려를 감안했을 때 사회적으로 영원히 격리돼야 하고 생사이탈권을 법원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10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친부모와 친형을 차례로 찔러 살해한 김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119에 직접 신고를 하며 범행을 자백했다. 김씨는 그동안 자신이 부모와 형 등 가족에게 학대를 받는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인생이 특별하지 않고 실패했던 이유가 가족 때문이라고 여겨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왔다.
최후 변론에서도 김씨 측 변호인은 "지속적으로 학창시절부터 부모에게 학대를 받아와 결국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정신감정유치 결과 조울증과 조현병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크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가 검사의 공소사실에 관해 묻자 "모두 다 인정한다"라고 답했지만, 살인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다 말했다고요"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판부가 "학대를 당해서인가"라고 재차 묻자, 마지못해 "네"라고 대답했다.
또 변호인이 주장한 심신미약과 관련해 "감정결과 정신 건강이 좀 안 좋다고 나왔는데 그 내용은 알고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재차 "조현병을 앓고 있는데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하자, 또 다시 짧게 "네"라고만 답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도 김씨는 살짝 웃음기를 띤 채 "없다"면서 "모든 범행 사실관계를 인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의 사형 구형 직후 재판부가 의견을 묻자 김씨는 "사형인가? 알겠다"라면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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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31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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