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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플레이션 시대] 자고 나면 오른다…천정부지 차값,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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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비↑…공급차질인데 수요는 견조
연식·부분변경 등 거치며 사양 조정
하반기 이후 가격인상 본격화 전망도

[카플레이션 시대] 자고 나면 오른다…천정부지 차값, 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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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자동차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단가 자체가 올라간 데다, 사겠다는 이가 몰리면서 완성차 업체도 차량 가격을 비싸게 매기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이미 적잖이 올랐는데 하반기 이후부터 오름폭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 4월께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 가격을 5만5000달러에서 최대 7만달러(MSRP, 권장소매가격) 수준으로 하기로 했다. 제네시스의 준대형 SUV GV80의 미국 판매가격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판매가격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7000만~8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가 EV9의 가격을 고가 브랜드가 아닌데도 만만치 않게 책정한 건 강판이나 배터리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통상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여부에 따라 판매량 편차가 커 제작사도 다소 이문을 줄이더라도 차량가격을 낮추는데, 현재 검토중인 가격대로는 보조금을 절반만 받거나 못 받을 가능성도 있다.


[카플레이션 시대] 자고 나면 오른다…천정부지 차값, 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차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는 최근 연식변경을 하면서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일부 사양을 조정하면서 트림별로 310만원, 430만원씩 올랐다. 여기에 선호사양별로 수만, 수십만원씩 인상돼 실제 차량 구매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500만~600만원가량 늘었다.


전기차만 비싸진 게 아니다. 연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앞둔 현대차 그랜저는 5월 연식변경 모델로 바뀌면서 최대 192만원, 최근 나온 쏘나타는 97만원 인상됐다. 사회 초년생이 많이 찾는 기아의 소형 SUV 셀토스는 이번에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하위트림이 216만원 올랐다. 가장 싼 모델도 2000만원이 넘는다. 고가 트림에 이런저런 사양을 추가하면 3500만원을 웃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중형 SUV를 샀을 법한 금액대다.


테슬라는 원재료값이나 차량수급상황에 따라 수시로 가격을 올린다. 많이 찾는 모델3 롱레인지는 올 들어서면 여섯 차례 인상, 8500만원에 육박한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보조금에 ‘턱걸이하기 위해 6000만원이 채 안 하던 차다. 모델Y 고성능트림은 기본 차값만 1억을 넘긴다. 한국GM은 주력차종 트레일블레이저를 지난 4월 연식변경으로 바꾸면서 50만원 올린데 이어 최근 별다른 변화없이 가격만 한 차례 더 50만원 올렸다.


[카플레이션 시대] 자고 나면 오른다…천정부지 차값, 왜?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루프스테이션 익선에서 현대자동차 '더 뉴 팰리세이드'가 공개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차값이 오른 건 일차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화)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철광석 등 대부분의 원료 수요가 갑작스레 늘었고 그에 맞춰 공급이 받쳐주지 않은 탓에 수급불균형이 심해졌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생산단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인데, 월별 리튬이온배터리 수입 금액과 중량을 토대로 추정해보면 작년 연말에 견줘 지금은 10% 이상 오른 것으로 보인다.


신차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전쟁 등의 여파로 생산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출고 적체가 심해진 탓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수급난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사실상 모든 완성차 메이커가 제 규모만큼 생산을 못하고 있다. 부품난이 한 두 메이커만의 문제라면 다른 회사의 제품을 고르면 되지만,이번 생산차질은 모두의 문제다. 현대차·기아는 국내에서만 미출고 대기수요가 110만대에 달한다.


‘공급자 우위’ 시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등 부품수급난이 연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가격오름폭도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 올해 초 인상분이 완제품 가격에 반영될 시점이 됐다.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쓴 현대차나 기아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이후 재료비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부품수급난 사태가 안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생산량이 더 많아져 출고지연이 풀리기 전까지는 이른바 ‘카플레이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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