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 6회 꼽으며 호평
"천만 영화 감성과 차별화되는 담백함이 더 큰 공감"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 드라마 작가인 문유석 작가가 최근 화제성 1위에 오른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 비결으로 '담백함'을 꼽았다. 그는 JTBC 드라마 '미스함무라비'와 tvN 드라마 '악마판사' 대본을 집필했으며, 에세이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유감' 등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문유석 작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미덕은 담백함"이라며 "드라마가 감정을 절제하니 시청자의 감정이 더욱 고조된다"고 호평했다. 그는 "'너는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장면에서 감동적인 영우(박은빈 분)의 대사가 끝난 뒤 수연(하윤경 분)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며 "다만 눈물을 애써 참으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갈무리한다"고 말했다. 로스쿨에 다닐 때부터 휴강 정보와 시험 범위 등을 알려주며 친절을 베푼 수연에게 영우가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는 장면이다.
문 작가는 이어 영우의 상사로 등장하는 정명석(강기영 분) 캐릭터에 감탄했다. 그가 언급한 것은 동료 변호사가 명석을 찾아와 수십억짜리 고객을 잃었다고 질타하는 장면이다. 이는 수연과 영우가 공익소송에서 증인으로 부른 의사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서 그가 소속된 의사모임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동료 변호사는 많은 회사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명석의 멱살을 잡으며 윽박을 지른다.
문 작가는 이 장면에서 명석이 언성을 높이거나 동료 변호사와 언쟁하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정명석은 그저 '알았으니 그만하라'고 동료를 달래 보낸 후 신입들에게 '자기 잘못이 맞다'고 말한다"며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명석의 대사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명석은 '그래도 그깟 공익소송, 그깟 탈북자 사건, 그렇게 생각하진 말자. 수십억짜리 사건처럼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자'고 덧붙인다"며 "난 이 신이 너무 감탄스럽다"고 평했다. 정명석이 후배들에게 억지스러운 신파성 감동 연설을 늘어놓지 않기 때문에 이 장면이 더욱 뭉클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문 작가는 "현실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이기 때문에 더 공감 가고 신뢰가 간다"며 "그 숱한 천만 (관객 동원) 영화 감성과 차별화되는 이 담백함과 절제가 오히려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덧붙여 "콘텐츠 소비자들의 감성은 이미 바뀌었으니 제작자들은 제발 신파 강박을 놓아주시라"고 당부했다.
문 작가는 앞서 지난 3일에도 "사랑스럽고 사랑스럽고 사랑스럽다. 박은빈 만세"라며 이 드라마를 칭찬한 바 있다. 그는 명석 캐릭터에 대해서도 "꼰대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로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로펌 상사 캐릭터도 너무 사랑스럽다"며 "현실에 드물어서 그런가 보다. 착하고 좋은 이야기인데 강박적 PC(정치적 올바름)에 빠져있지 않고 디테일들이 살아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영우가 대형 로펌 '한바다'에 입사해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내용의 드라마다. 감동적인 에피소드로 매회 호평받으며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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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자폐 스펙트럼을 다루는 이 드라마의 정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영우 역을 맡은 배우 박은빈은 기존 미디어에서 구현된 자폐 스펙트럼 캐릭터나 인물을 은연중에 기억하고 모방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 오랫동안 공부하고 신중을 기했다고 알려졌다. 제작진 역시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 모두가 자료 조사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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