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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 기술력 갖춘 한국, 건보 수가 산정기준부터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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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시대⑨]정책·제도 걸음마 단계

美 세계 DTx 시장 선도
2017년 약물중독 치료제 '리셋'
세계 최초 승인하며 개념 등장
불면증·ADHD 등 10여개 승인
FDA, 국제의료기기당국자포럼과
규제체계 신설…10년 역사 자랑

韓 정부, 선진국 비해 늦었지만
개발 관련 법령정비·지원 나서
올해 안에 국내 1호 나올 예정
건강보험 수가 문제 처리 시급
기술 속도 맞춰 승인 빨라져야

DTx 기술력 갖춘 한국, 건보 수가 산정기준부터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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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디지털치료제(DTx)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는 고작 5년이 되지 않았다. 그 전까지는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의료기기, 디지털 의약품 등 용어가 혼재돼 사용되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7년 9월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약물중독 DTx ‘리셋(reSET)’을 허가하면서 DTx의 개념이 등장했다.


DTx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가상현실(VR) 등 IT 플랫폼을 사용하면서도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특정 질환에 대한 실질적인 예방과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일반적인 건강관리 앱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만큼 임상 허가나 승인 관련 규제도 달리 적용된다. 예를 들어 운동을 돕고 평상시 전반적인 건강관리 비법 등을 알려주는 앱(삼성헬스, LG헬스 등)은 규제 당국의 승인 없이도 개발 및 시판이 가능하지만, DTx는 일반적인 신약 개발 과정과 마찬가지로 임상 연구를 거쳐 규제 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의사의 처방이 이뤄져야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이미 DTx의 정식 허가가 이뤄진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확증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IT·의료강국으로 DTx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정책적 기반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세계 DTx 선도하는 미국

만성질환의 증가와 기존 치료제의 높은 비용은 DTx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세계 DTx 시장은 2025년 89억4000만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최초의 DTx 리셋의 승인에 이어 만성 불면증 치료제 ‘솜리스트(Somryst)’, 아동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DTx인 ‘엔데버(EndeavorRX)’ 등 10여개의 DTx를 승인했다.


FDA는 국제 DTx 관련 규제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과 2013년부터 DTx를 소프트웨어의료기기(SaMD)의 한 종류로 편입·관리하기 위한 워킹크룹을 구성하고 규제체계를 신설했다. 1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이를 통해 DTx의 정의, 위험도에 따른 등급체계, 품질관리체계, 임상평가기준 등 총 4개의 규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특히 기존 약물의 무작위 대조 시험이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DTx 분야에서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지적되자 새로운 형태의 허가 승인을 위한 체계가 마련됐다.


DTx 기술력 갖춘 한국, 건보 수가 산정기준부터 만들어라

대표적인 것이 FDA의 ‘사전인증 시범사업’과 ‘혁신의료기기’ 지정이다. 제품이 아닌 개발사 단위로 자격을 부여하고, 사전 인허가가 아닌 출시 후 데이터 수집·제출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업데이트 시 의료기기 변경허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DTx가 업데이트를 할 경우 기존 제도대로라면 일일이 허가를 받았어야 했는데 이러한 불필요한 규제를 확 없앤 것이다. 실제로 페어테라퓨틱스가 처음 리셋의 허가를 받을 때는 새로운 치료방법이어서 무작위대조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한 반면, 후속작인 ‘리셋-O(reSET-O)’의 경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돼 1년 만에 FDA 허가를 획득했다.


걸음마 한국 "경쟁력 충분"

한국 정부도 DTx 개발 관련 법령 정비와 지원 등에 나섰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감은 있다.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 첫 시행된 게 2020년 5월이고, 같은 해 8월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제조소의 GMP 운영을 위한 민원인 안내서’를 제정하는 등 개발 친화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의료기기소프트웨어 제조업체에 대해 인증하고, 제조 허가·인증에 필요한 자료의 일부를 면제할 수 있게 했다. 이는 FDA의 관련 제도를 일정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식 승인된 DTx는 없지만 정식 승인 전 단계인 확증임상에 돌입한 DTx가 5곳이다.


관련 기업들은 정부의 전향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호흡기 재활 DTx ‘레드필 숨튼’ 확증 임상을 진행 중인 라이프시맨틱스의 권희 이사는 "식약처가 기업 친화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산업을 계속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코틴·알코올 중독 DTx ‘니코테라’와 ‘알코테라’를 개발 중인 에프앤아이코리아의 강상욱 상무도 "식약처가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는다"며 "없었던 정규 과(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를 만들 정도면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이고, 제도적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DTx 기술력 갖춘 한국, 건보 수가 산정기준부터 만들어라

여전히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제기되는 것은 건강보험 수가 문제다. 국내 건강보험 제도 특성상 실제 처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가가 산정돼야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비급여 처방이라도 가능해야 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국내 1호 DTx가 나올 예정인 만큼 수가에 대한 신속하고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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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의 특성을 반영해 엄격한 승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범불안장애 DTx ‘엥자이렉스(Anzeilex)’의 확증 임상에 돌입한 하이의 김진우 대표는 "DTx는 사회적·심리학적 개념도 들어가 있는데 기전을 엄격하게 보는 기존의 관점이 여전히 반영돼 있다"면서 "한국이 IT·바이오 강국인데 두 개를 합친 분야는 아직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빅5’ 병원 등 우수한 인프라도 갖췄고 임상을 하기에도 정말 좋은 테스트베드"라며 "법과 제도만 조금 개선한다면 충분히 DTx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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