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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분노조절장애 범죄, 범행 동기중 최다…환자도 확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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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휴대폰 폭행 여성
40대 여배우 흉기 남편 등
범행 동기 '우발적' 41%

'욱'하는 분노조절장애 범죄, 범행 동기중 최다…환자도 확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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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분노조절장애 같은 정신적 치료나 진단을 받았어야 하는데 그동안 생각을 못했습니다."


특수상해 및 모욕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27)는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를 앞두고 울먹였다. 김씨는 지난 3월 16일 오후 9시46분께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60대 남성 B씨를 휴대폰 모서리로 여러 차례 폭행해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히고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에도 지하철 1호선에서 시민과 다투던 중 머리를 때린 혐의도 추가로 확인됐다. 법원은 김씨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40대 여배우 배우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지난달 14일 오전 8시 40분께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 앞에서 배우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남성이 지난해 ‘분노조절장애’ 판정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분노 범죄’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18일 경찰청의 주요 지표 범죄 분석을 살펴본 결과 2020년 살인 혐의로 검거된 341명 가운데 가장 많은 116명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살인미수 피의자 454명 가운데 189명(41.6%), 폭력 피의자 31만3990명 가운데 13만940명(41.7%)도 범행 동기가 모두 ‘우발적’이었다. 얼마 전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를 살해한 범인 야마가미 데쓰야도 전형적인 분노조절장애 환자로 분류됐다.


분노조절장애 환자들은 일반 사람들이 분노를 조절하거나 적절하게 표출하는 데 비해 자기 절제력이 남들보다 떨어지고, 폭력에 대한 거리낌 없는 태도를 취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것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분노조절장애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5986명이던 ‘습관 및 충동장애’ 환자는 지난해 7715명으로 28.8% 증가했다. 월별로도 2020년 1월 1727명 수준이던 환자 수는 같은 해 7월 1901명, 2021년 1월 1946명, 2021년 7월 2197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월별 자료가 최근 8개월 전까지만 집계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분노조절장애는 극단전 선택 표현 방식의 변형"이라며 "극단적 선택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라면 분노조절장애는 대상만 타인으로 바뀌었을 뿐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비슷한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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