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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공급 완전 차단 우려…20년만의 초유의 패리티 초읽기

경기침체 공포…'1유로=1달러'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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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로와 달러 가치가 등가를 이루는 패리티(1유로=1달러)가 임박하면서 달러 독주 흐름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에 이어 유로마저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 자산으로 자금 흐름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유럽 경제를 더욱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최대 1.3% 떨어지며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005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기록한 유로 가치 20년 만의 최저를 다시 갈아치웠다.


ING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으로 이번주 유로·달러 패리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의 조던 로체스터 외환 전략가는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완전히 차단한다면 유로 가치가 유로당 0.9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 가스 공급 차단 공포= 러시아는 정기 보수를 이유로 이날부터 21일까지 유럽으로 가스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러시아가 정기보수를 마친 뒤에도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유럽연합(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완전 차단은 배제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4일 EU 집행위가 새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소 위험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EU 집행위는 지난 5월 경제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올해 6.1%를 기록한 뒤 내년 2.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집행위는 EU와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올해 2.7%, 내년 2.3%로 예상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EU 집행위는 5월 당시에 러시아의 노골적인 가스 공급 차단으로 인해 올해 유로존 GDP가 전년동기 대비로는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전기 대비로는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침체 위험을 경고했다.


파울로 젠틸리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불행하게도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며 "(러시아 가스) 공급 감소와 실질적인 공급 부족은 우리 경제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돔브로브스키스 부집행위원장도 "올해 경제가 회복력을 증명하고 있지만 높은 불확실성과 위험요인 때문에 여전히 경제 둔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까지 둔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가스의 영구적인 공급 차단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은 다음주 발표될 예정이다.


유로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물가를 상승시켜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하며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투자자들 불안 커져= 유로와 달러 가치가 등가를 이룬 때는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유로는 1999년 1월1일 도입됐으며 공식 통용은 2002년 1월1일부터였다. 2002년 이전까지는 독일 마르크, 프랑스 프랑 등 기존 유로존 회원국 통화가 함께 사용됐다.


따라서 2002년은 사실상 유로가 공식 통용된 첫 해이며 당시 패리티는 새 통화 도입에 따른 기술적 요인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경제적 이유로 유로 가치가 달러보다 낮게 평가되는 것은 이번이 초유의 일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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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가치 하락으로 유로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독일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차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23일 1.72%포인트였으나 현재 1.96%포인트로 확대됐다. ECB는 유로존 회원국 간 금리차가 벌어지는 파편화를 막기 위한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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