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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저출산에 '노동개혁' 우선 추진…노동계 "결사 반대"

수정 2022.06.23 13:37입력 2022.06.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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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5대 부문 중 노동개혁 우선추진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해 경제활성화
노동계는 반대…"개혁 아닌 개악"

고령화·저출산에 '노동개혁' 우선 추진…노동계 "결사 반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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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개혁’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이유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일자리 부족과 기업 생산성 저하, 고령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의 편향적인 ‘친노동 정책’으로 일본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급변하는 산업구조에 맞는 개혁을 추진하지 못해 국가경쟁력이 뒤쳐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통해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지향적 노동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 거대 노조가 정부의 노동개혁을 ‘개악’으로 규정하고 있어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국민적 지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령화·저출산에 '노동개혁' 우선 추진…노동계 "결사 반대"


고령화·저출산에 노동개혁 속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경제 현실과 괴리된 노동시장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경쟁력과 역동성을 잠식하고 무엇보다 청년과 미래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라며 "노동시장 개혁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등 5대 부문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중에서도 노동개혁을 첫번째 논의 과제로 꺼내들었다.


이는 그만큼 우리 노동시장이 노동생산성과 성장잠재력 약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기 진행되면서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가 급격히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 노동시장 구조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힘들다는게 정부 판단이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노동개혁은 뒤늦은 편이다. 프랑스는 2017년 대규모 노동개혁 법안을 발표했고 일본도 같은해 ‘일하는 방식 개혁 실행계획’을 내놓고 노동시장 구조를 개편했지만 우리나라는 박근혜 정부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정책으로 이렇다 할 노동개혁을 추진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노동구조 역시 개혁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기업의 호봉급 운영 비중은 100인 이상 사업체가 55.5%, 1000인 이상 사업체가 70.3%로 매우 높다. 특히 우리나라의 근속 1년 미만 근로자와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 차이는 2.87배로, 연공성이 높다는 일본(2.27배)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연간 근로시간 역시 지난해 기준 1928시간으로 집계돼 1500시간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했다.


정부는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통해 입법·정책과제를 만들 계획이다.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의 경우 노사의 입장이 첨예한 사안인 만큼 노사와 일반 국민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전문가 중심으로 대안을 짜기로 했다. 다음달 중 첫 회의를 개최해 세부 논의 의제와 구체적인 운영 일정 등을 논의해 확정한다.


고용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간·최종 논의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연구회가 마련한 전문가 안은 정부에 제출하는 '권고안' 성격으로, 정부는 이를 토대로 추가 검토와 노사·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입법안을 마련한다.


고령화·저출산에 '노동개혁' 우선 추진…노동계 "결사 반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 관련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노동계 반대 뛰어넘을 수 있나

정부는 이 같은 노동시장 구조 하에서 개혁이 필수라고 보고 있지만 노동계의 반대가 심해 추진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이 결국 노동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입장을 유지 중이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효로 판단한 임금피크제처럼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장시간 노동을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정부의 이번 노동개혁 방향성을 두고 ‘노동 개악’으로 부르며 비판했다. 민주노총 산하 민주노동연구원은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흐름을 더욱 심화하고 확대하는 정책"이라며 "본질은 노동시간에 대한 사용자 재량권을 강화해 장시간 노동에 대한 규율 체계를 훼손하고 노동자 건강권을 심각히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 투쟁도 예고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민주노총은 윤 정부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강력한 조직"이라며 "보편적 노동권 확장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연대 조직을 폭넓게 꾸리고 공동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2일 서울 도심에서 ‘노동개악·공공성 후퇴저지 전국노동자대회’도 예고한 바 있다.


비교적 온건파로 불리는 한국노총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국노총은 논평을 통해 "윤 정부의 경제정책은 15년 전 이명박 정부와 판박이다"며 "노조조직률이 12%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정책은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부는 선택근로제 및 탄력근로제가 활용 안 된다고 하지만 이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남용한 결과"라며 "노동개혁에 앞서서 정부가 노동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기존 거대 노조보다는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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