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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 그 많던 NFT는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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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 그 많던 NFT는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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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리말로 풀어쓰기 어려운 단어다. NFT. Non fungible token. 우리말로는 ‘대체 불가능한 블록체인 토큰’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자세한 개념 설명을 하려면 이 지면이 통째로 필요한데다 필자가 전문가도 아니니 생략하겠다.

작년 초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NFT 관련 뉴스들이 쏟아졌다. 개념조차 어려운 신기술이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역시 돈 때문. 몇 년 전만 해도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NFT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으며 천문학적인 자본이 몰려들었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커서 게임 캐릭터나 사진 혹은 그림 한 장의 소유권을 담은 토큰이 수십억에 팔리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가상화폐 시장도 맥을 못 추는데 NFT 시장이라고 멀쩡할 리 없다. 자본도 관심도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가격은 폭락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다른 각도에서 재평가 할 필요가 있다. 비판으로 들릴 수도 있고 옹호로 들릴 지도 모르겠다. 앞에서 NFT 시장의 열기가 차갑게 식었다는 얘기를 했는데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이른바 신고가도 간혹 나오기는 하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에 따른 일부 지역의 이야기다. 들어선 지 한 달 조금 넘은 이번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 펼쳐서 가격이 잡힌 걸까? 천만의 말씀. 자산폭등의 시대가 저문 것뿐이다.

지난 정부의 잘못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게 잡을 수 있다고 국민을 호도한 데 있다. 잡히기는커녕 계속 폭등하는 가격에 당황한 정부가 탁상공론식 정책을 쏟아내어 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고. 잘라 말하자면, 전 세계 자산시장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방법은 없다. 간절한 소망 혹은 기대였을지는 모르겠으나 일개 정부의 능력 밖 일이다. 요즘의 인플레이션 현상도 마찬가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쓰나미와 상관없이 우리 정부는 물가 잡는 일만큼은 자신 있으니 국민 여러분 마음 놓으시라고 호언장담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NFT 시장은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많은 가상화폐들이 거래되는 것처럼, 여전히 NFT 자산을 사고파는 시장이 존재한다. 어쩌면 눈 먼 돈이 넘쳐흐르던 자산폭등기보다 투자의 겨울인 요즘 얼어붙은 땅 속에서 진짜 씨앗들이 생명력을 응집시키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른바 옥석가리기라고 할까. 최근 신세계 백화점에서 대표 캐릭터를 1만개의 NFT로 제작해 판매했는데 1초 만에 완판된 일이 있었다. 이달 초 간송 미술관에서는 국보급 문화재인 신윤복 화백의 그림 ‘단오풍정’을 355개의 NFT로 조각내어 판매하기도 했다. 다른 미술관에서도 NFT 기술을 접목시킨 전시와 판매를 속속 기획 중이다. 돈벌이에 눈이 먼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NFT는 문화와 예술의 상업적 가치를 가장 정당하게 보장하고 분배해주는 기술이라는 의견도 많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물론이고 가상화폐나 NFT 시장도 공산주의국가가 아닌 한 정부가 온전히 통제하기 어렵다. 겸손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일이다. 그 전에 공부부터 열심히. 뭐가 뭔지 알아야 제대로 정책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런 글도 NFT로 거래되는 날이 올까? 이번 칼럼은 얼마쯤 하려나.


이재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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