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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있고 전통시장에는 없어"… 존재감 없는 '실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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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실버존 178곳, 스쿨존 10분의1 불과
고령층 찾는 전통시장은 지정대상서 제외
필요성 낮은 대학가에 지정한 경우도 있어

"대학가에 있고 전통시장에는 없어"… 존재감 없는 '실버존'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일대는 노인보호구역이자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사진=김군찬 인턴기자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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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서울 지하철3호선 안국역 사거리와 낙원상가를 잇는 종로구 삼일대로 일대는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이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지정된 곳이다. 실버존은 노인을 교통사고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통약자보호구역 중 하나다. 이 일대는 도로 한 쪽에 서울노인복지센터, 건너편에 서울경운학교, 교동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실버존과 스쿨존이 중복 지정돼 있다. 특히 이 일대는 탑골공원, 종로3가와 인접해 있는데다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는 노인들이 많다 보니 유독 노년층의 왕래가 많다.


하지만 이 지역이 실버존임을 알리는 표지물은 찾기조차 힘들다. 300여m에 이르는 도로 양측에 스쿨존임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은 6개인 반면 실버존 표지판은 서울노인보기센터 앞에 단 하나만 설치돼 있어서다.


15년 동안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하고 있다는 박 모(89)씨는 "노인보호구역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무단횡단하는 노인들이 많아 경찰이 도로에 서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김석순(69)씨 역시 "노인보호구역인지는 잘 몰랐다"고 전했다.


"대학가에 있고 전통시장에는 없어"… 존재감 없는 '실버존' 경동시장 골목에는 배송 차량, 오토바이, 노인 보행기, 사람들이 가득하다./사진=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 비중이 늘고 있지만 실버존 지정은 스쿨존과 비교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시의 '스마트서울맵'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실버존은 178곳이다. 1800여곳에 이르는 스쿨존의 10분의 1 수준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정부의 '2021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1093명) 중 65세 이상 노인(628명)이 57.5%로 절반 이상이었다. 또 65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2.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7.9명의 3배에 달한다.

인권위는 "지난해 6월 기준, 어린이보호구역은 전국 1만6896곳이 지정돼있지만, 노인보호구역은 2459곳에 그쳐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노인의 인권을 보호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들의 왕래가 잦은 전통시장 일대가 실버존 지정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버존은 양로원, 경로당, 노인복지시설 등 노인들의 통행량이 많은 구역에 지정된다. 다만 전통시장은 실버존 지정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양로원, 경로당 등과 달리 지정을 위한 신청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학가에 있고 전통시장에는 없어"… 존재감 없는 '실버존' 성북구 안암동의 고려대학교의 주요 상권 중 ‘참살이길’이라고 불리는 구역에는 '대한노인회 성북지회' 실버존이 존재한다./사진=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서울시는 지난해 4월 노인보호구역에 관한 조례 개정을 통해 시장이 직권으로 노인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성북구 장위시장,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 도봉구 도깨비시장, 동작구 성대시장 등 4곳의 전통 시장 일대를 실버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국 전통시장으로의 실버존 확대는 무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실버존 확대에 대해 "상인들 의견이나 주민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필요성이 낮은 지역을 실버존으로 지정한 곳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북구 안암동의 '대한노인회 성북지회' 일대가 대표적이다. 고려대 주변 주요 상권인 ‘참살이길’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대부분 노인층 보다는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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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모(24)씨는는 "(실버존의) 존재조차 몰랐다"며 "왜 대학가 상권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것인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 역시 "2년 전에 지정됐는데 무슨 의미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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