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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값쇼크]트럭에 선박·굴삭기까지 영향…소상공인부터 대기업 휩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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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화물 기사 등 '생계 비상'
정부 급히 보조금 지원책 쓰지만 실효성 의문

신재생 에너지 정책 전환 따라
경유가 급등락 '반복'
수급 불안해진 경유 가격 고공행진 출구 없어

[경유값쇼크]트럭에 선박·굴삭기까지 영향…소상공인부터 대기업 휩쓴다 최근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은 국내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상 처음으로 L(리터)당 2000원 선도 돌파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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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기사 박종원씨(44)의 지난달 수입은 200만원 후반대까지 내려왔다. 물류량이 많을 땐 수입이 500만원을 넘는 달도 왕왕있었지만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을 모두 내준 것이다. 지난해 5월만 해도 ℓ당 1340원대였던 경유 가격은 최근 1900~200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100ℓ짜리 화물차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1년 전보다 약 6~7만 원을 더 내야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물류비가 증가하고 있다지만 아직 화물기사들은 수입으로 체감하기 힘든 상태"라며 "장거리 운행에 따른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화물기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장거리 일감을 덜 받는 분위기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 확대에도 경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경유가 제조업, 농업, 금속업 등 산업 전반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조선, 기차, 트럭 등 경유를 사용하는 물류업계는 물론 물가 상승에 대한 압력이 커지면서 일반 소비자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26일) 정오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 대비 0.88원 오른 2003.56원으로 집계됐다. 경유값은 지난 11일(1947.59원)부터 휘발윳값(1946.11원)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을 2주 넘게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 1947.75원(직전 사상최고치) 기록도 갈아 치웠다.


◆섣불렀던 신재생 에너지 전환…경유값의 '구조적 폭등'=최근 경유 가격의 이같은 급등세의 구조적 원인은 코로나19이후 전세계가 신재생 에너지로의 급격한 전환 정책을 썼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인 2020년 4월 글로벌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경유값은 ℓ당 1000원 이하로 떨어지며 954원을 기록해 5개월전 1273원에 비해 25% 감소했다. 주요국은 잇따라 탄소중립·재생에너지 투자 계획을 내놨다. 석유와 가스 등의 에너지 채산성은 떨어졌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에너지 수급의 균형축이 흔들렸다. 에너지 전환의 '글로벌 실기(失機)'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백신의 보급과 글로벌 수요 회복이 진행되면서다. 지난해 3월 경유값은 ℓ당 1231원까지 오르며 펜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오름세인 경유값에 기름을 부은 것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다. 경유 차량이 많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현상을 꼽을 수 있다.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유럽은 경유 수입의 6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할 만큼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산 석유 제품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결국 국내 경유 가격 역시 전쟁 직전인 올해 1월 1364원에서 현재 2003원 수준까지 4개월만에 46%가 올랐다.


한국은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경유를 생산하는 만큼 국제 경유 공급난이 즉시 국내 경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가격에 맞춘 '연동제'로 결정된다. 해외에서 비싸게 팔리는 경유를 마냥 싸게 팔 수 없는 제약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 경유 가격이 오르면 국내 경유 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돼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유사들의) 이렇다할 공급 증설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공급 부족으로) 경유값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등으로) 수요가 급감할 것 같지도 않다"며 "가격 전망치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상당 기간 지금 수준보다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유값쇼크]트럭에 선박·굴삭기까지 영향…소상공인부터 대기업 휩쓴다 경유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서울의 한 주차장에서 관광버스 등 경유 차량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류비 비중이 높은 물류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개인 차주들의 경우 장거리로 운행할 경우 적자가 돼 단거리만 가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물류 기업 입장에서는 주문 받는 물동량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1분기 3250억원이었던 유류비는 올해 1분기 6600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HMM은 2080억원에서 3329억원으로 뛰었다. 현대글로비스도 운반비와 선박운항비가 각각 7693억원과 2832억원에서 2조203억원과 3889억원으로 급증했다. 한국타이어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해운 비용으로 2000억원을 지불했지만 지난해 물류비로 4400억~4500억원을 지불했다. 올해는 1조 가까운 물류 비용 지출이 예상되고 있다.


◆택시·화물기사 '생계 비상'에 보조금 급하게 늘리는 정부=‘서민 연료’인 경유값 급등으로 생계형 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정부는 다음달부터 경유 보조금 지급을 늘리기로 했다. 화물차, 택시 운전기사 등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이 현재 ℓ당 1850원에서 6월1일부터 1750원으로 내려간다. 정부는 기준가격의 초과분 중 절반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예컨대 경유값을 2000원으로 설정하면 기존에는 정부가 75원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125원으로 지원금이 늘어난다. 지급 대상은 화물 44만5000대, 버스 2만1000대, 택시(경유) 9만3000대, 연안화물선 1만3000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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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확대만으로 화물차, 택시 운전자 등 생업 종사자의 적자 운송 부담을 덜어주긴 역부족이다. 유류세 인하 등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는 사실상 모두 꺼내 정책 여력이 소진됐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정부는 지난해 유류세를 20% 인하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법정 최고 한도인 30%까지 인하폭을 확대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정부가 조정하는 탄력세율까지 고려하면 유류세 인하폭을 최대 37%까지 확대할 순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유류세 인하 효과가 줄어들고 정책 여력은 더 줄어든다는 게 부담이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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