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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통령은 오늘 어떤 구두를 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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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중기벤처부장

[시시비비] 대통령은 오늘 어떤 구두를 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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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구두가 연일 화제다. 언론에 등장해서 화제가 된 것인지, 화제여서 언론에 등장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대통령 취임 후 첫 주말 쇼핑에서 중소기업 제품인 바이네르의 19만8000원짜리 컴포트화를 사서 뉴스가 됐다. 국산에다 중소기업 제품이고, 구두회사 사장도 스토리가 있는 유명인이라 삼박자가 맞았다.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거들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구두를 본 바이든 대통령이 구두 관련 언급을 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고 기자들에게 귀띔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구두를 본 바이든 대통령이 "(윤)대통령 구두가 너무 깨끗하다. 나도 구두를 더 닦고 올 걸 그랬다"고 말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새 대통령의 취임 첫 주말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것이고, 적절한 덕담과 농담을 준비했을 것이다. 대통령실은 여기에 ‘결혼식 때 신었던 양복에 신는 구두(정장구두)를 신고 가라고 김건희 여사가 조언해 그걸 닦아서 신고 갔다’는 스토리를 추가했다. 정치에선 구두도, 내조도 얼마든지 재료가 될 수 있다.


구두가 윤석열 정부 초반 핵심 소품으로 등장할 전조는 있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다음 날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참모들에게 "구두 밑창이 닳도록 일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열흘 뒤 가까스로 임명 동의안 통과 절차를 거치며 "구두 뒤축이 닳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구두와 악연도 있다. 지난 2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KTX 빈 좌석에 구두를 벗지 않고 신발을 신은 채 발을 올려놨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정치인에게 신발은 종종 화젯거리다. 대통령의 경우는 더 그렇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 당 대표 시절 낡은 구두 밑창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대통령 당선 전에 사 신은 밑창 닳은 구두가 우연치 않게 조명된 것이다. 마침 그 구두는 청각장애인들과 지체장애인들이 만든 사회적기업 아지오(브랜드명) 구두였고, 경영난으로 폐업했던 회사는 그 일을 계기로 5년 만에 다시 문을 열어 지금도 건재하다.


우리가 대통령이 어떤 구두를 신는지 관심을 갖는 건 그 상징성 때문이다. 정치권도 때론 그걸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로 활용한다. 국가 지도자가 똑똑하게 부지런하면 그만큼 국민이 편하다. 국민들에게 ‘구두’와 ‘밑창’은 그런 상징이다.

중소기업계가 주관하는 중소기업인대회가 오늘(25일) 저녁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다. 중기중앙회 60주년을 맞는 중소기업계 최대 규모 행사라는 점과 용산 시대 첫 경제단체 초청 행사의 주인공이 중소기업인들이라는 점에서 중소기업계는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인 대회 사상 처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의지를 밝힌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계는 고무돼 있다.



이런 자리를 만든 윤 대통령이 어떤 구두를 신고 나올지 궁금하다. 연일 국내외 정세로 바쁜 윤 대통령은 25일에도 구두 밑창이 닳도록 뛰어나올 것이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중소기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해 본다. 5년 임기를 다할 때까지 대통령의 구두에 계속 눈길이 갈 것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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