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쌍용차 매각…KG "인수 문제없도록 철저히 준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법원이 13일 쌍용차의 신청을 받아들여 새 주인후보로 KG그룹 컨소시엄을 정하면서 큰 고비를 넘게 됐다. 에디슨모터스로의 매각이 무산된 지 2개월 만이다. 쌍용차에게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향후 공개 입찰 과정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나오면 최종 인수자가 바뀌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로선 KG 컨소시엄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만한 업체가 없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이번 거래에 뛰어든 것으로 본다.

KG 측은 "아직 조건부 인수예정자이기에 앞으로 남은 인수절차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면서도 "쌍용차를 조속히 정상화시켜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쌍용차 매각은 대주주였던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의 투자 철회로 쌍용차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2020년 12월부터 시작됐다. 법원은 이듬해 4월 쌍용차 회생절차를 개시하며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했고 이에 쌍용차는 EY한영회계법인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입찰 절차를 개시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후 3개 업체 간 경쟁 끝에 같은 해 11월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매출 규모 면에서 에디슨이 쌍용차의 33분의 1에 불과해 시장의 우려가 불거져 나왔다. 부채와 정상화 금액이 최소 1조5000억원까지 예상되는 터라 에디슨이 인수금액으로 3000억원가량을 써내 자금동원력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결국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채권단, 노조와 반목을 거듭하다가 지난 3월 인수금액 잔금 2743억원을 못 냈다. 이후 쌍용차는 계약해지 통보 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재매각에 나섰다. KG그룹 컨소시엄과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가 입찰에 참여한 결과 가장 많은 9000억원을 써낸 KG컨소시엄이 이날 최종 승자로 선정됐다. 이르면 다음 주 KG 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은 뒤 본입찰을 진행, 오는 7월 최종인수자와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다만 최종 인수 후 정상화까지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화학산업에 기반해 인수합병으로 성장해온 KG그룹이 쌍용차 인수로 어떤 시너지를 낼지 눈여겨보고 있다. 자금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경기화학을 모태로 한 KG그룹은 KG스틸을 비롯해 KG케미칼, KG이니시스 등 국내외 2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조3464억원, 매출은 4조9833억원이다.

서울 중구 KG타워＜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계열사와 함께 사모펀드까지 컨소시엄에 가세, 자금동원에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성 자산이 4000억원에 달하며 계열사 일부 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키로 했다. 이날 예정된 한국거래소의 쌍용차 상장 유지여부 결정에 자금동원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KG컨소시엄이 채권단을 만족시킬 회생안을 내놓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동화·자율주행 등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KG그룹이 그간 기존 사업과 무관한 인수합병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 등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현재 철강사업을 비롯해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사업 등을 자동차산업과 충분히 접목할 수 있어서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노조와 어떤 타협을 이뤄낼지도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