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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과잠이 왜 거기서 나와?" 디올 패션쇼 '이대 과잠' 등장…대학가, 과잠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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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디자이너, 패션쇼서 '이대 과잠' 입고 등장
대학가 '과잠' 소속감·정체성 드러내지만…학벌주의 조장 등 각종 논란도

"어? 과잠이 왜 거기서 나와?" 디올 패션쇼 '이대 과잠' 등장…대학가, 과잠 '희로애락'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이대 과잠을 입고 깜짝 등장했다./사진=디올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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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어? 이대 과잠 아니야?", "과잠이 왜 나왔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디올 패션쇼에서 수석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58)가 '이대 과잠'(이화여대 대학 점퍼)을 입고 등장했다. 패션쇼에서 특정 대학의 과잠이 등장했다는 소식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패션쇼에서 과잠이라니 신기하다","이대랑 디올이랑 무슨 관계냐" 등 큰 관심이 쏠렸다.


'과잠'은 학과 점퍼의 줄임말로, 야구점퍼 형태의 외투다. 그가 입은 과잠은 짙은 녹색 바탕에 앞쪽에는 'E'가 뒤쪽에는 학교 이름이 영문으로 'EWHA W. UNIV'라고 적혀있는 평범한 과잠이었다. 과잠 안으로는 검은색 상 하의를 입고 있었다.


디올의 패션쇼가 한국에서 열린 건 2007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 아시아 퍼시픽 패션쇼 이후 15년 만이다. 특히 국내 대학에서 패션쇼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30일 이화여대 캠퍼스에서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2022 가을 여성 컬렉션 패션쇼'가 열렸다. 이번 패션쇼에는 피에트로 베카리 디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프랑스 본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내 인사들로는 피겨여왕 김연아를 비롯해 그룹 블랙핑크의 지수, 배우 수지·남주혁·정해인·안효섭·박주미·한예리·장윤주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패션쇼에 참여한 연예계 유명인사들은 디올의 신상 제품을 매치한 화려한 의상으로 주목받았지만, 그 중 가장 돋보였던 건 디올의 최초 여성 수석 디자이너인 치우리가 입은 '이대 과잠'이었다. 치우리는 피날레 무대에 이화여대 관객들과 짧은 인사를 나눴는데, 이때 초록색 이화여대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나와 관객의 집중을 한눈에 받았다.


이화여대와 디올은 산학협력·장학금 기부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바 있으며, 이번 패션쇼 역시 디올이 지난달 이화여대와 차세대 여성 리더(지도자) 양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은 양측의 협업 결과다. 치우리가 '이대 과잠'을 입고 등장한 건, 이대와 협력 관계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여성 공동체에 주목하는 디올의 가치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어? 과잠이 왜 거기서 나와?" 디올 패션쇼 '이대 과잠' 등장…대학가, 과잠 '희로애락' 지난해 8월 인하대학교 본관에서 펼쳐진 '과잠 시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진행됐던 '온라인 과잠 시위'(왼쪽부터). /사진=독자 제공 및 인스타그램 캡처


◆ 소속 대학 과시에 소속감도…과잠에 울고 웃고


과잠에는 학교 로고와 과 이름 등이 새겨지는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대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또 대학생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인하대 학생들은 지난해 8월 교육부의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에서 탈락해 일반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이에 반발해 '과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학생들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과잠을 벗어 캠퍼스에 진열하는 이른바 '과잠 시위'를 진행했는데, 당시 인하대 대강당 의자에는 730여벌이 넘는 과잠이 진열되기도 했다.


대학생들이 소속감과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과잠을 애용했지만 일각에서는 학벌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받았다. 지나치게 소속감을 강조하다 보니 동시에 배타성도 두드러지면서 타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유명 대학의 재학생들 중에서는 자부심·우월감을 과시하기 위해 과잠를 입기도 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 미래교육원 재학생이라고 밝힌 학생은 "많은 경희대생이 저희에게 학교 '과잠'을 입지 말라고 비난하고 있다"며 "저희도 경희대 소속인데 수능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는 옷마저 차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경희대 재학생들이 부설기관인 미래교육원 일부 학생이 학교 로고가 들어간 점퍼를 제작해 입자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과잠이 '학벌 과시' 수단이 되면서 1벌 당 수만원에 불과한 과잠에 '프리미엄'을 붙여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 되파는 사례도 나타났다. 명문대 재학생들이 2019학년도 수능 앞두고 수험생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 과잠을 비싼 값에 판 것이다. 당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학의 과잠이 4만~5만원 선에 거래됐으며 서울대 의과대학 과잠의 경우 17학번의 과잠이 12만원, 18학번의 과잠은 8만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과잠의 원가격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50장 주문 기준으로 1인당 4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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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학가에서는 과잠의 의미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 20대 대학생은 "예전 선배들은 과잠을 거의 매일 입었다. 물론 요즘에도 과잠을 입기는 하지만 소속감을 강조한다는 의미 보다는 그냥 점퍼 개념으로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 말씀이면 무조건 들어야 하는 일종의 '군기 문화'도 거의 없다. 그래서 과잠도 자유롭게 입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학생 김모씨는 "취업 시장이 너무 힘들어서 과잠을 입고 선·후배 소속감을 느끼거나 그런 생각은 아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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