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가능한 공급물량 확보" 강조
폴란드, 불가리아 인접국서 가스공급키로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유럽연합(EU)에서 긴급회담을 개최하고 러시아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EU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차단 협박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체 공급물량이 이미 확보돼있다고 강조했다.
27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럽의 가스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는 러시아 가스프롬의 발표는 가스를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라며 "이는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으며 러시아가 가스공급자로서 다시한번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같은 시나리오에 준비돼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회원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 가능한 공급 물량 확보와 EU 전역에서 최고의 저장량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로부터 일방적으로 가스공급 중단을 통보받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해서도 "인접한 EU국가들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가스프롬은 성명을 통해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폴란드 PGNiG와 불가리아 볼가르가스에 대해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발표 여파로 유럽의 천연가스 주요 지표인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가격은 장중 메가와트시(MWh)당 115유로까지 치솟다가 EU의 공급물량 확보 발표 소식에 전장대비 4.6% 오른 107.43유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에서는 이미 러시아의 루블화 결제 조치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단일대오를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EU국가들 내에서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기업인 에니(Eni)가 러시아의 요구대로 가스프롬은행의 루블화 특별계좌 개설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유럽 내 최소 10여개 기업이 이미 가스프롬은행 계좌를 개설했고, 4개 기업은 루블화로 대금까지 지불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