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 1분기 순이익 1086억원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캐피탈 자회사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증권·카드 등 주요 비(非)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하향·정체한 것과 대비된다. 업계선 본업인 자동차 할부금융 등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캐피탈사들이 기업·투자금융 등으로 사업의 축을 옮기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산하 캐피탈사들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0~80% 가량 늘었다. 신한캐피탈은 83.6%, KB캐피탈은 54.5%, 하나캐피탈은 48.1%, 우리금융캐피탈도 40.0%에 달했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전년 대비 83.6% 늘어난 10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증권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1045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여신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유가증권 관련 수익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캐피탈 역시 투자금융 부문의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매매평가익 개선에 힘입어 91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하나캐피탈은 하나카드(546억원)을 제치고 그룹 내 세 번째 캐시카우로 등극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단 우려가 짙었던 캐피탈 업계가 좋은 성적표를 거둬들일 수 있었던 것은 수 년 간 파이를 확대해 온 기업·투자금융 부문의 실적 호조 덕분이다. 본업인 자동차할부금융, 리테일 부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금리를 무기로 한 카드업계의 침투가 가속화되면서 캐피탈 업계는 기업·투자금융 부문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겨왔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지난 2020년 리테일 부문(자동차·전세자금 등) 부문을 신한카드에 넘기고 기업·투자금융 부문에 집중하는 사업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신한캐피탈의 지난 1분기 기준 영업자산 현황을 보면 일반기업 대출, 부동산 대출(PF) 등으로 대표되는 일반대출·팩토링 관련 자산이 7조5379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67%를 차지했다. 유가증권 자산도 2239억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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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캐피탈 역시 최근 들어 자동차 할부금융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탈피, 투자금융 부문을 확대 중이다. 전체 자산 중 투자금융 부문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3%(약 4조3300억원)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도 자동차할부금융 등을 중심으로 각 업권 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기업·투자금융 등으로의 먹거리 찾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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