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수 검사 "선배님들이 당부하신 정의, 절차, 양심 잊지 않겠습니다"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몸 담았던 더불어민주당 소병철·백혜련 의원 등 검사 출신 의원들이 검찰을 떠나며 올린 사직글에서 모두 '절차의 공정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이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위해 민형배 의원을 위장탈당까지 시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현직 검사가 이들의 사직글을 찾아 올렸다.
안인수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 검사(39·변호사시험 3회)는 22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가르침을 주는 사직인사 글이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소병철·김회재·백혜련 등 세명의 검사 출신 민주당 의원의 사직인사 글 중 일부를 발췌해 올렸다.
사법연수원 15기인 소 의원은 1986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형사부장, 대전지검장, 대구고검장 등을 거쳐 법무연수원장을 마지막으로 2013년 검찰을 떠났다.
김 의원은 사법연수원을 20기로 수료한 뒤 1993년 부산지검 울산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 법무부 검찰1과 검사, 대검 연구관,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광주지검장 등을 거쳐 2018년 의정부지검장을 마치고 검찰을 떠났다.
백 의원은 사법연수원을 29기로 수료한 뒤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됐고, 대구지검 김천지청·수원지검 안산지청·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거친 뒤 2011년 대구지검 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게시글에서 안 검사는 "위장탈당 등 편법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정의, 절차적 공정성, 양심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마지막까지 정의, 절차, 양심을 강조하신 사직인사 글이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선배님들이 당부하신 정의, 절차, 양심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세 사람의 사직인사 글 중 일부를 발췌해 올렸다.
안 검사가 소개한 소 의원의 사직인사 글에서 소 의원은 "인간 존엄과 자유민주주의 헌법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필요한 절차와 양보를 무시한 채 무조건 폭력과 물리력을 앞세운 세력들이 법치를 무력하게 하는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시류와 여론에 편승해서 무책임한 결정을 하는 풍조를 경계해야 한다. 그 길은 넓고 편한 길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또 그는 "형식적이고 찰라적 개혁이 아닌 진정한 개혁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검찰이 사는 길이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라고 굳게 믿는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결코 모래 위에 집을 지어서는 안된다. 바람이 불고 비가오면 그 집은 곧 무너진다"라고도 했다.
백 의원은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져야 한다"고 적었다.
사직인사 글 전문이 소개되지 않아 정확하게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인지는 몰라도 그는 "절차상 공정성의 문제는 없었는지 한번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일선의 심각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그 흔한 토론회 한 번 개최하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지침을 통보하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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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검사는 글의 서두에서 "선배님들이 당부하신 정의, 절차, 양심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지만, 현재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이들이 검사 시절 강조했던 절차와 공정성이 무시되는 현실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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