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일상은 '나홀로' 즐긴다
여행·골프·헬스 즐기지만 '함께'하던 여가 문화 사라져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오규민 기자] 국내 한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김민우씨(30·서울 관악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18일 회사에 연차를 내고 캄보디아로 9박10일 일정 여행을 갔다. 김씨는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 비용 10만원을 사비로 써야 하지만, 그간 코로나19로 제한된 해외 휴양을 동남아시아 현지 수영장에서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백현기씨(30·가명·서울 노원구)는 22일 퇴근 뒤 골프연습장으로 향할 예정이다. 그는 작년 말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백씨는 "코로나로 단체 스포츠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배우게 된 골프"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재택근무가 없어진 회사 내에서 네트워크를 넓히는 수단으로 골프 만한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란 불청객이 대한민국 땅에 상륙한 이후 우리 삶은 기존 경로에서 완전히 비켜갔다.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도 예외는 아니다.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바뀌었다. ‘함께’하는 체육활동이 줄고 ‘나홀로’ 운동이 늘었다. 여행을 통한 충전은 과거 이야기가 됐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코로나 원년인 2020년 기준 20대의 체육활동 참여율은 60.9%로 전년 대비 8.2%포인트 줄었다. 30대도 58.6%로 11.7%포인트 감소했다. 여행은 감소율이 더했다. 2019년 2800만명에 달하던 해외관광은 2020년 427만명으로 무려 85.11%포인트나 줄었다.
코로나 달력이 두 바퀴 돈 지금은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래로 통용된다. 2년 넘게 유지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8일 해제되면서 그 서막을 올렸다.MZ세대는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를 꿈꾸고 있다. 미뤘던 여행 계획을 잡고, 따로 또 같이하는 레저활동을 시작했다. 다만 완전한 회귀는 거부하고 있다. 코로나로 정착된 나홀로 문화는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 MZ세대의 레저·여가 문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개인주의적 삶의 성향들이 강화됐다"며 "과거로 회귀하지 않고 소수로 하는 체육, 문화활동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