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내달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조만간 내각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 국방부 장관이 누가 될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선 전 선거 캠프와 인수위에서 윤 당선인과 함께 일했다고 해서 국방부 장관 후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군 안팎에서는 후보군을 압축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초대 국방장관은 북한의 추가 대형 도발에 맞대응을 해야하고 K-방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인수위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4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이 밀려서 이번주 전반기에는 내각 발표가 힘들겠다"며 "검증 결과가 나와봐야 외교라인과 경제라인을 같이 발표할지, 따로 발표할지 등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들 중 1순위는 단연 김용현 청와대 이전 TF 부팀장(육사 38기)이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맡으면서 대통령 경호처장으로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윤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알려졌다. 다만, 정치권에서 지난 2014년 수방사령관 시절 청와대 상공을 포함해 방공망이 뚫린 북한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경호처장이 적합하냐라는 문제를 제기 할 수도 있다.
다음 후보는 인수위 국방분야 인수위원에 임명된 이종섭 전 합참차장(육사 40기)이다. 미국 테네시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전작권(전시작전권) 전환 추진단장과 한미 연합방위 업무를 맡아왔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동맹관계가 약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군사 협력부터 강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어 유력한 장관 후보로 떠오른다. 국방장관 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도 거론되고 있다.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육사 39기)도 거론된다. 김 전 총장은 육군총장 시절 드론봇, 워리어 플랫폼 등 ‘5대 게임 체인저’를 추진해 육군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우리 군 첨단화에 뚜렷한 비전을 제시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2020년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방산전시회인 DX KOREA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방산기업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현직 육군참모총장이 임기를 마치면 육군협회 부회장직과 DX KOREA 추진위원장을 겸임한다. 당시 김 전 총장은 방산전시회를 맡았던 (주)DX KOREA 박춘종 사장과 행사를 이끌었다.
하지만 행사기간 중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사격발사훈련장에서 오발사고와 전시회에 참가한 육군 장병들의 코로나 19 확진판정에 대해 주최측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방산전시회를 사기업화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정치인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국회 국방위 소속 신원식 의원(육사 37기 출신)도 거론된다. 신 위원은 수방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 등을 역임한자타가 공인하는 국방안보 분야 실력파 인사로 손꼽힌다. 백승주 전 자유한국당 의원(전 국방차관)도 거론되지만 의원시절 경북 구미시에서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 ICT 산업박람회’(DIEX)’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방산기업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다. 특히 윤 당선인측에서 정치인 출신을 내각인사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육사 35기), 임호영·최병혁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이순진·박한기 전 합참의장, 이승도 전 해병대사령관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류 전 실장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독일어판)을 국내에선 처음으로 번역한 학구파이며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의 취임사 필진으로 예비역 중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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