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당시 각당 이해만 고려돼”
“각 선거 방식 모두 다른 희한한 상황”
“선거구 논의, 지방선거 임박해 어려움 있어”
[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당제 정치개혁 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23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가 다당제 목표 실현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당시 각 당 이해만 갖고 표결을 진행해 영속적이지 않은 제도가 나왔다. 논의가 산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는 기초의원·광역의원·국회의원을 뽑는 방식이 모두 다른 희한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논의에서 영속 가능한 제도에 대해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만남은 여 대표가 이 대표에게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 선거구 쪼개기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여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이번 지방선거부터 다당제 민주주의 길이 조금 더 열릴 수 있도록 예비 여당인 국민의힘이 공직선거법 개정에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나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서도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거구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당내 인식에 공감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표는 “5인 선거구가 되면 지역에 따라 기초의원 선거구가 너무 넓어져 사실상 정치 신인의 도전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고, 시간·금전적 비용이 많이 들어 기초의원 활동할 수 없는 폐해가 있다”면서 “정의당 의견과 철학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어떤 변화 필요하다는 점에선 동의 어려운 측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 대표는 이날 이 대표에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5대 정책과제를 전달했다. 여기엔 대선기간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공약했던 ‘시민최저소득 100만원 보장제’, ‘전국민 병원비 100만원 상한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주4일제’ 등 불평등 극복을 위한 정책과제가 담겼다. 이 대표는 “인수위에 전달해 검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지방선거 공천 규정과 관련해 국민의힘 당내 내홍이 불거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저는 현역 출마·무소속 출마 경력 등에 대한 페널티에 반대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김재원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제가 35% 하자고 했는데 본인(김 최고위원)이 25%로 줄였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회의록도 남아있고 회의 참석한 배석자들이 전혀 아니라고 얘기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논의가 본인(김 최고위원)이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상황에서 여러 오해를 사니 당대표에게 뒤집어씌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대표가 35점을 들고 온 걸 오히려 김 최고위원이 25점으로 낮춘 건가’라는 질문에 “결론은 그렇게 됐는데, 과정에서는 이 대표께서 내용을 모르고 상정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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