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주요 7개국(G7) 정상이 "엄청난 제재 패키지와 추가 경제 조치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어떤 내용이 제재에 포함됐을 지도 관심사다.
그간 거론됐던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 배제안이 가장 먼저 손꼽힌다. 사실상 국제금융망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는 강력한 카드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가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25일 오전3시30분부터다. 당초 연설은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후 12시로 예정됐으나 12시30분, 1시30분 등으로 미뤄졌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G7 화상회의 등에서 합의한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 등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30분가량 앞두고 자신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대상으로 가혹한 패키지 제재를 예고했다. 그는 "오늘 아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당하지 못한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G7 정상과 만났다"며 "엄청난 제재 패키지와 추가 경제 조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공개하는 추가 제재 내용에 수출 통제, 금융망 퇴출을 비롯한 금융 제재는 물론,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제재로는 SWIFT 퇴출이 가장 먼저 꼽힌다. SWIFT는 각국 금융기관이 8자리 또는 11자리의 코드를 이용해 국제금융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 세계 주요 은행과 금융회사 1만1000여곳이 이용 중이다. 이 시스템 접속이 차단되면 러시아의 달러 결제가 틀어막히고 사실상 국제금융거래망에서 퇴출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CNN은 "SWIFT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면 금융기관의 송금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며 "외국 고객을 보유한 러시아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국가 경제에도 실질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연합(EU) 내에서는 당장 우크라이나 인근에 인접한 동유럽국가와 경제적 악영향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 간 이해관계에 따른 의견 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 최대 국책은행인 VEB에 대한 조처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들 은행의 보유 자산은 러시아 자산의 절반이 넘는 75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뤄질 경우 핵심 기술품목을 포함한 대러 수출 통제에 나서겠다는 뜻도 거듭 밝혀왔었다 .이는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러시아식으로 적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러시아 산업 전반에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백악관이 이와 관련해 아시아 국가들에 최근 제재 동참을 요구했고,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3개국이 이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이미 영국은 러시아 은행, 기업, 푸틴 대통령 측근 등을 대상으로 추가 제재를 내놨다. 러시아 2대 은행인 국영 VTB를 포함해서 주요 은행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 은행들의 파운드화 시장 접근을 차단한다. 러시아 국적자의 영국 은행 예금액에 제한을 두는 법안도 제출한다. 아울러 러시아 국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 착륙도 금지시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체적으로 우리는 100명 이상의 개인과 단체에 신규 자산동결 제재를 부과한다"며 "푸틴의 군수를 지원한 주요 제조업체들도 모두 포함한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날 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직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공항과 주요 도시들에 미사일 공습이 가해졌고,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 주둔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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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기업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방의 추가 경제 재제를 앞두고 경계감을 표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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