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도 연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론칭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가상 공간 진출을 본격화한다. 최근 금융권 내 빅테크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상공간에서 만큼은 이니셔티브를 놓지 않겠단 취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AI는 지난해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베스트(가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AI는 신한금융지주의 인공지능(AI) 투자 자문 자회사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산배분, 펀드투자 등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한 AI 기반 금융서비스가 실용화된 가운데, 신한AI가 이를 메타버스 플랫폼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개발하고 있는 단계"라며 "AI를 활용한 투자·시황분석 서비스의 범위는 머신러닝을 통해 지속 업데이트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은 기존 금융권 중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 꼽힌다. 신한은행 역시 업계 최초로 연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론칭, 가상 영업점망을 구축해 간다는 구상을 세운 바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달엔 KT와 지분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생활 밀착형 전자 금융 서비스’ 제공키로 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은 비단 신한금융만의 일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 내에 ‘KB금융타운 베타버전’을 만들어 가상 영업점과 금융을 접목한 게임을 론칭했다. 로블록스에 금융서비스의 접목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 이번 가상 영업점 구축의 목적이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메타버스 분야 진출을 위해 ‘디지털 혁신 테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하는 한편 메타버스 가상공간 하나월드를 열었고, 농협은행도 다음달 메타버스 플랫폼 ‘NH독도버스’를 출시한단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중 최초로 국내 주요기업 200여곳이 참여 중인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도 했다.
은행권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인 이유론 현실화되고 있는 빅테크의 부상이 꼽힌다. 전통적인 영업 기반인 지점망이 축소되고, 플랫폼·빅데이터를 틀어쥔 빅테크의 영역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기존 시중은행의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MZ세대(1980~2000년대생) 공략, 빅데이터 수집, 가상자산과의 연계 등도 용이해질 수 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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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의 확장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가 급증으로 기존의 영업방식으론 시장주도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관건은 은행권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단순한 홍보·회의채널을 넘어 ‘플랫폼’으로 기능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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