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근택 "'의전 논란' 제보자, 처음부터 의도적…뭐가 2차가해냐"

"9개월 근무한 사람이 8개월간 녹음했다"
"총선 한달 앞두고 언론사 제보…의도 의심 안할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인 현근택 변호사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인 현근택 변호사가 이재명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씨의 이른바 '과잉 의전 논란'을 제기한 제보자를 향해 "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만두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라는 비판이 나오자, 현 대변인은 "무엇이 2차가해인가. (제보자가) 처음부터 의도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현 대변인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제가 쓴 글이 2차가해라는 비판이 있다. 9개월간 근무하던 사람이 8개월간 녹음했다면 처음부터 의도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2차가해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제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는지가 중요하다. 이미 언론에 공개된 별정직 비서라는 것 이외에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보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공개한 건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이라며 "2차가해는 가세연이 한 게 아닌가. 누가 2차 가해를 했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학교를 자퇴했어야 하나"라며 꼬집은 것에 대해서는 "의원님은 9개월간 일한 비서가 8개월간 대화를 녹음하고 문자를 캡처했다면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응수했다.

이어 "특히 총선을 한달 앞두고 언론사에 차례대로 제보하고 있다면, 의원님의 경쟁자가 이것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실 것인가"라며 "학교폭력 피해자가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 비교할 걸 비교하라"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씨 / 사진=연합뉴스

앞서 현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제보자 A씨 측근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 후원계자를 만들었다고 한다"라며 "돈 때문에 폭로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A씨에 대해 "시험을 통해 채용된 일반직이 아니라 별정직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별정직이 업무에 불만이 있어서 그만둔다고 할 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당장 배모씨의 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만두면 됐을 것인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두지 않고 통화를 일일이 녹음하고 대화를 캡처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성 의원은 "이 후보 측은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학교에서 자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직장 내 갑질로 피해를 본 피해자에게 '싫으면 네가 그만두지 그랬냐'는 집권 여당의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규탄했다.

같은 당 황규환 대변인 또한 논평을 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까지 만들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던 민주당의 못된 습관이 다시 도졌다"라며 "막말과 궤변으로 점철된 2차 가해는 이 후보의 뜻인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A씨는 지난달 28일 이 후보의 측근이자 5급 공무원이던 배모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과거 김씨의 약 대리 처방, 음식 배달, 옷장 정리 등 개인 심부름을 도맡았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