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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활개치는 녹색테마...미 월가 '그린워싱' 투자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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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사 올 녹색채권 발행
수수료 수익 2조5600억원
美 JP모건, 화석연료 투자 뭇매
獨 DWS ESG 성과 허위 공시 등
그린워싱 논란 끊이지 않아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이 최근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하고 녹색채권 발행을 늘리면서 정작 화석연료 관련 투자는 줄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자산운용사는 이 같은 이유로 JP모건이 발행한 녹색채권에 대한 매입을 거부하기도 했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녹색채권 자체의 수익률 이상으로 발행사의 친환경 전략이나 사업성과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미주 ESG 자본시장 책임자인 스티븐 니컬스는 "투자자들은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이 채권 발행자의 지속가능성 전략과 일치하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월가에서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 세탁에 이용되는 이른바 그린워싱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ESG가 기업 성장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녹색채권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면서 그린워싱 논란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포커스] 활개치는 녹색테마...미 월가 '그린워싱' 투자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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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으로 돈 버는 금융기관들= 녹색 채권이란 환경 친화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 채권을 말한다. ESG 투자에 관심이 늘면서 녹색채권 발행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금융투자사들이 올해 녹색채권 발행으로 얻은 수수료 수익은 21억7000만달러(약 2조5600억원)로, 지난해 연간 12억5000만달러의 2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후환경에 관심이 급증한 데다 향후 탄소국경세 2026 도입,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 등 저탄소산업 전환을 위한 투자와 ESG 채권 조달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워싱이란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인 경영과 거리가 멀지만 이를 허위 또는 과장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일컫는다. 영국 HSBC도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내걸면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나아가 ESG 성과를 허위로 공시를 하는 그린워싱 사례도 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자회사인 DWS는 ESG 관련 정보를 허위로 공시했다는 혐의로 지난 8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독일 금융감독청(바핀, BaFin)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DWS는 지난해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전체 운용자산(9000억유로)의 절반 수준인 4590억유로가 ESG 관련 자산이라고 밝혔지만 이 수치가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DWS 측에서는 관련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SEC의 조사가 시작되자 DWS 주가는 하루 만에 14% 폭락했다.


DWS 사례처럼 그린워싱은 기업가치 하락이나 발행사의 이미지 훼손, 나아가 법률 리스크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3개 환경단체는 미 거대 석유기업 셰브론이 자사의 환경적 영향력에 대해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혐의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고발했다. 향후 배출가스 절대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도 ‘항상 더 깨끗한 에너지’라는 약속을 내세우는 것이 그린워싱에 해당한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셰브론은 그린워싱을 이유로 FTC에 고발된 최초의 기업이 됐다.


[글로벌포커스] 활개치는 녹색테마...미 월가 '그린워싱' 투자주의보


◇‘그린’ 평가 기준 모호= 그린워싱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린(ESG)’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제도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ESG 채권 요건은 외부 평가기준 없이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기준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국가별로 그린워싱 차단을 위한 규제 마련 작업이 빨라지고 있지만 ESG를 명확히 가려낼 수 있는 국제 표준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시작도 못했다.


기후변화와 ESG 대응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3월 가장 먼저 그린워싱 검증을 위한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제(SFDR)’를 시작했지만 추가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고, 미국 SEC에서는 상장사들의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연내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도 내년부터 은행을 포함한 모든 상장기업들이 기후변화 관련 재무 위험을 공개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EU를 비롯해 국가별로 시행되는 규제는 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평가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면서도 "글로벌 차원에서 일관되고 명확한 ESG 평가 체계를 합의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탄소 추적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스웨덴의 스타트업 노마티브의 크리스티안 론 최고경영자(CEO)는 "무언가가 측정이 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것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면서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세계가 기후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모든 배출량의 3분의 2가 기업들에서 나온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 금융상품 절반이 부적합"=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ESG 관련 자산은 35조3000억달러(약 4경1668조원)로 추산된다. 이 중 미국이 17조100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EU가 12조달러, 일본 2조9000억달러, 캐나다 2조4000억달러 등이다.


ESG 관련 금융상품 규모는 매년 증가하면서 그린워싱 발생 가능성도 늘고 있다. 실제로 EU에서는 SFDR를 시행한 이후 많은 금융상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ESG 자산 규모가 2018년 14조1000억달러에서 지난해 12조달러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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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평가기관인 영국 인플루언스맵은 글로벌 주요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ESG 금융상품 중 절반 이상이 파리기후협정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인플루언스맵 애널리스트인 단 반 애커는 "최근 몇 년 새 ESG와 기후 테마 펀드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그린워싱 논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관련 규제환경 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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