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쿠팡이츠마트' 강남 지역 시범 서비스 개시
너도나도 ○○마트…퀵커머스 경쟁 과열 양상
소상공인단체 "골목상권 침탈…적합업종 신청"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퀵커머스(즉시배송)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서울 송파, 강동에 이어 최근 강남 지역에 '쿠팡이츠마트' 개소했다. 메쉬코리아는 오아시스마켓과 손잡고 올해 안에 '브이마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쪽에선 온라인·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들이 물류 전쟁을 벌이면서 골목상권을 침탈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B마트 이어 쿠팡이츠마트, 브이마트까지…퀵커머스 사업 확대
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3일 서울 역삼동에 쿠팡이츠마트를 새로 열고 퀵커머스 전선을 확대했다. 송파, 강동에 이어 강남 지역을 대상으로 온라인 주문 즉시 식재료·생필품 등을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현재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다. 다만 쿠팡이츠마트는 정식 서비스가 아닌 시범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서비스 규모와 형태, 성격 등이 변경 가능하다는 의미다.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오아시스마켓과 합작법인 '브이'를 출범했다. 올해 안에 퀵커머스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브이마트를 강남 지역에 선보일 계획이다. 바로고 역시 지난 8월부터 강남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10분 안에 배달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텐고'를 출시했다. 바로고 관계자는 "현재 베타 테스트 단계"라며 "최소주문금액 0원, 배달료 2000원 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GS리테일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CDPI컨소시엄에 인수 완료됐다. GS리테일이 배달 앱 2위인 요기요를 활용해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반발'…"플랫폼 기업만 돈 번다"
디지털·물류 인프라, 배달 라이더로 무장한 플랫폼 기업들이 너도나도 퀵커머스 산업에 뛰어들자 기존 중소 유통사업자의 반발이 거세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번달 중 퀵커머스 산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동반성장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뿐만 아니라 기존 유통 대기업까지 진입하면 골목상권은 초토화될 것"이라며 "한번 사업을 시작해서 침탈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사전적 방어조치에 나섰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신청이 들어오면 동반위는 관련 시장·피해 현황 등을 파악하는 실태조사를 벌이고, 적합업종 권고 여부를 심의해 결정한다. 퀵커머스 산업이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중견·대기업의 진출이 금지 또는 제한된다. B마트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중견기업에 속한다.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도 퀵커머스 경쟁 과열 현상이 반갑지만은 않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퀵커머스가 확대되면 매출은 늘어날 수 있지만 배달비, 플랫폼 수수료 때문에 자영업자의 수익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지만 플랫폼 기업만 돈을 버는 기형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정부·여당 규제 움직임…"동네슈퍼 디지털 지원" 법안 제출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 간 갈등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온라인 유통의 제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는 온라인 부문에 대한 규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퀵커머스가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연구 내용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네슈퍼마켓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중소 유통기업의 스마트화와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중소유통법 혁신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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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대-중소 유통기업간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소비자와 배송거리가 가까운 동네슈퍼마켓도 풀필먼트(물류일괄처리) 서비스를 제공하면 중소유통업의 경쟁력과 소비자 복리후생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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