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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이 아니라 살인입니다"…솜방망이 처벌에 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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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가해자 100명 중 97명 불구속 수사
솜방망이 처벌에 시민들 '분노'
전문가 "폭행에 대한 강력한 제재수단 마련해야"

"데이트폭력이 아니라 살인입니다"…솜방망이 처벌에 시민들 '분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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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차라리 생판 모르는 남이었다면 끔찍한 악몽을 꾸는 거라 털어버리기라도 했을 텐데, 상대는 함께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남자친구였어요."


지난 6월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로스쿨'은 연인으로부터 데이트폭력을 당한 전예슬(고윤정 분)이 스스로 피해자임을 밝히는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법정에 선 그는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정서적 폭력에까지 고스란히 노출된 데이트폭력 피해자로서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과거 상황을 피력하며 상처를 극복해낸다.


이처럼 연인 관계에서 행해지는 데이트폭력은 우리 사회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데이트폭력은 연인 간 행동 통제 등 가벼운 수위의 감정폭력에서 시작해 언제든 살인, 강간, 상습폭행 등의 강력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때문에 전문가는 가스라이팅, 언어폭력 등 데이트 폭력의 전조 증상을 보였을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최근 데이트폭력의 심각성과 잔혹함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연인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 A씨가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다.


6일 기소된 가해자 A씨는 지난 7월25일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인 피해자와 다투다 머리 등 신체를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넘겨졌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과의 연인 관계를 알렸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했다.


기소 소식이 알려지자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평생 애지중지 키운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을 잃은 피해자의 부모와 유가족들은 식음을 전폐한 채 매일 눈물과 한숨으로 깊은 절망 가운데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가해자는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호소했다.


"데이트폭력이 아니라 살인입니다"…솜방망이 처벌에 시민들 '분통' 지난 7월25일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A씨가 연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이에 시민들은 데이트폭력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데이트폭력 사건을 다룬 기사를 보면 여전히 사람들이 '피해자가 가해자를 화나게 했네', '맞을 짓했을 것이다' 이런 내용의 댓글을 단다"며 "데이트폭력이 아니라 폭행, 살인이라고 불러야 한다. 처벌을 강화해서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저질러서는 안 되는 것이란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으나 구속된 인원은 오히려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폭력 신고건수는 1만8945건으로 지난 2016년(9364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검거인원은 지난 2016년 8367명에서 2017년 1만303명으로 증가한 뒤 다시 점차 감소해 △2018년(1만245명) △2019년(9858명) △2020년(8982명)의 검거에 그쳤다. 특히 구속인원은 지난 2016년 449명에서 지난해 241명으로 46.3%나 줄었고, 지난해 데이트폭력 구속 수사율 또한 2.68%에 불과했다. 가해자 100명 중 97명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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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데이트폭력을 연인 간 애정 다툼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연인 간 다툼과 폭행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폭행은 엄연히 처벌의 대상이므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현행 법률로서 처벌이 어렵다면 법령을 제정 및 개정하여 강력한 제재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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