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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언론이 조용하면 집값이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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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평론가이자 작가인 후루야 쓰네히라는 ‘이제 한국은 없다’라는 ‘혐한(嫌韓)’ 서적을 냈던 전형적인 ‘넷우익’이었다. 그랬던 그가 과거를 후회한다며 밝힌 사실 가운데 하나는 "일본 출판사에서 한국을 ‘디스’하기만 하면 어떤 원고라도 실어줬다"는 것이다. 심지어 제목을 ‘세계에서 가장 미움 받는 민족 한국’이라고 미리 정했던 한 대기업 계열 출판사도 있는데, 이를 거부하면 글을 실을 수가 없다고 했다.


최근 정치와 경제 등 어느 부문을 막론하고 정부 측 볼멘소리(?)가 자주 들린다. 바로 언론이 사회 및 시장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정부의 정책 취지 등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불안을 부추기고 이간하는 선동성 기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한 국책연구기관에서는 현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언론 보도의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언론의 아파트 최고가격 경신 보도가 부동산 기대심리와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다. 보고서 말미에는 "서울과 강남3구의 거래에서는 개인들의 기대가격 형성에 최고가격 경신 그 자체보다 그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며 그 통계적 유의성과 영향 규모가 2017년 이후 증가했다"면서 "이는 특히 투자수요가 많은 시장에서 개인들의 기대 형성에 언론 보도 역시 중요한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고 했다.


언뜻 보기에는 타당한 면이 있을 지 모른다. 현 정부 들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에 이를 보도하는 기사는 끊이질 않았고 나아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도 줄을 이었다. 지난 4년 동안 이 같은 보도에 불안감을 느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실제로 내집 장만을 이룬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후 관계가 다르다. 아파트 가격의 최고가 경신이 먼저다. 보도 이후 아파트 값이 기록을 넘긴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4년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다는 민간 통계조차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의 수치는 이보다 덜하지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정책이 갈팡질팡 엇박자를 내는 동안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 처하게 됐고 이미 시장에서는 더 이상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 ‘레임덕’ 현상조차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가 26번째인지, 27번째인지 헷갈릴 정도다. 언론이 정부를 디스한다고 불평하지 말고 철저한 반성을 통한 과감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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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도가 기대심리를 키우고 불안감을 조성했다면 반대로 되묻고 싶다. 만약 언론이 조용히 있으면 치솟는 집값이 상승세를 멈추고 내려갈 것인가.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된 논란도 마찬가지다. 물론 ‘가짜 뉴스’로 인한 폐해가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민생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었던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슬로건은 30여년이 흐른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된다. 바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다. 현재 서민들에게는 가장 피부로 와닿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부동산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제발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할 ‘집 문제’부터 좀 해결하자.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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