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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리더의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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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리더의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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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후배의 얼굴이 유독 환해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말을 건넸다. 맑은 미소와 함께 이번에 팀장이 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제는 밤 늦게 혹은 휴일에 시시때때로 날아오는 SNS 지시 받고 밤샘하지 않아도 되겠네." 후배의 야무지게 일 처리하는 뛰어난 능력을 알기에 기쁜 마음을 그득 담아 축하 인사를 보냈다.


동료들 중 가장 늦게 팀장이 된 터라 걱정이 앞선다며 조언을 해달라는 주문에 조언이라는 거창한 단어에 민망하다 느낄 겨를도 없이 불쑥 말이 튀어 나왔다.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정시 퇴근하는 팀. 어떨까." 그 후배가 낮이고 밤이고 노상 힘들게 일해 온 것을 꽤 오래 지켜 봐왔던 터라, 나름 일과 삶의 하모니를 강조하는 요즘 시대에 걸맞은 꽤 괜찮은 구호 같긴 했다. 동행한 친구와 함께 열심히 의견을 내 봤다. "일터가 즐거워야 해, 팀장도 팀원도 모두." "근데 누구랑 일하게 되는데? 구성원들을 잘 파악해 팀 내에서 각자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업무를 잘 조정해야 할 것 같아."


얘기를 하면 할수록 아끼는 후배가 리더가 됐다는 기쁨보다 자리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가 더 커지는 걸 느꼈다. 리더란 마냥 지시를 하는 자리이기 이전에 팀원들이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끄는 자리다.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 '배울 것이 있는 리더'여야 함은 물론이고, 각 팀원이 어떤 면에서 업무적인 두각을 나타내는지를 면밀히 파악해 이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맞게 업무를 배분해야 하며 능력이 결과로 이어지도록 적절히 독려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팀원이 다각도에서 능력을 보인다 해서 그에게 업무가 너무 몰려서도 안 된다. 그런 와중에 일로, 사람으로 팀의 분위기가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도 써야 한다. 리더의 덕목이란 하나의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입체적인 것이라 하겠다.


집으로 돌아와 몇 년 전 조우했던 '세종의 적솔력', 세종실록 속 리더십 이야기를 다시 펼쳐봤다. 수많은 워크숍과 책자에서 이리저리 쪼개고 잘라서 분류했던 리더십의 내용들이 52개의 사자성어들로 완벽하게 표현돼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금 시점에 더 가슴에 와 닿았다.


더불어 일하고 생생한 일터를 만드는 리더(與民可矣 生生之樂, 여민가의 생생지락), 치열하게 토론하고 업적을 인정하라(終日討論 若非此人, 종일토론 약비차인), 반드시 실행하라(君亦郭氏, 군역곽씨), 정성스럽게 앞장서서 행하라(誠心迪率, 성심적솔)는 부분이 크게 들어왔다. 이 중에도 성심적솔은 지도자의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강조하는 용어로, 여기서 파생된 '적솔력'은 외래어인 리더십을 대체할 수 있는 세종식 표현이라고 한다. 600년 전 우리에게는 이 모든 지도자의 덕목을 완벽하게 갖춘 리더가 있었기에,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과 문자 외에도 음악, 의약 등 거의 전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뤘다는 걸 새삼 새기게 됐다.


어느새 후배를 만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과연 그가 자랑스러운 조상님의 성심적솔과 생생지락을 실현해 직장이 팀원 모두의 즐거운 일터가 됐는지 궁금하다. 이번 주말 만나 물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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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욱 분당제생병원 임상영양내과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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