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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아끼려다가"…'짠테크' 노린 2030, 머지포인트 사태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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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사태에 피해 입은 2030세대 다수
배경에는 2030 중심으로 인기 끄는 '짠테크' 열풍
할인권·쿠폰·기프티콘 모아 일상 지출 최소화
머지포인트 최대 20% 할인권 파격 혜택에 목돈 결제
전문가 "이 세상에 공짜 없다…소비자도 주의해야"

"생활비 아끼려다가"…'짠테크' 노린 2030, 머지포인트 사태에 '눈물'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이 모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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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알뜰하게 살아보겠다고 큰맘 먹고 결제한 건데 수십만원 잃게 생겼어요.", "이대로 환불도 못 받으면 어떡하죠."


과감한 할인 행사로 관심을 모았으나,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축소해 환불 대란이 불거진 모바일 결제플랫폼 '머지포인트' 사태 배경에는 이른바 '짠테크'가 있었다.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일상적인 지출을 최대한 줄여 저축·투자에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는 생활 방식을 뜻한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린 2030 세대 사이에서 짠테크는 큰 화제가 됐다.


최대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던 머지포인트는 이같은 2030 짠테크족의 이목을 끌었지만, 업체 측이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푼돈이라도 아껴 불황을 극복하려던 청년층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갑작스러운 사용처 축소에…머지포인트 환불 대란


논란이 불거진 머지포인트는 포인트 결제 플랫폼이다. 현금으로 머지포인트를 매입하면, 업체 측이 제휴를 맺은 대형마트·편의점·카페 등에서 포인트를 사용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때 최대 20% 선불 할인권 지급 이벤트를 개시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머지포인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특히 화제가 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수십만원 이상의 목돈을 머지포인트로 교환해 할인권을 받은 뒤 대량 구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머지포인트는 한때 어플리케이션(앱) 누적 가입자 100만명, 발행 포인트 누적 금액이 1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비 아끼려다가"…'짠테크' 노린 2030, 머지포인트 사태에 '눈물' 일부 소비자들은 머지포인트 할인 혜택을 노리고 수십만원의 목돈을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11일,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 측이 포인트 사용처를 당분간 축소한다는 공지를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포인트를 지불할 수 있는 업체 숫자가 급감하자, 피해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부터 환불 절차가 개시됐다. 일부 고객은 결제액의 최대 90%에 이르는 금액을 환불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입금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와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짠테크' 하려던 2030, 되레 돈 잃어


이번 머지포인트 환불 사태의 피해자 중에는 2030 세대 청년층이 적지 않다. 이들은 머지포인트 할인권으로 '짠테크'를 하려다가 되레 돈을 잃게 생겼다며 황당한 심경을 토로했다.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20대 A 씨는 "저는 한 번 쓰고 말았지만, 주변에는 수십만원씩 결제한 친구들도 있다"며 "환불을 받더라도 90%에 불과해서 몇만원은 고스란히 날리게 생겼다. 다들 푼돈이라도 아껴 보자고 큰맘 먹고 결제한 건데, 오히려 돈을 날리게 됐으니 얼마나 억울하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도 머지포인트에 목돈을 결제한 누리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자신을 주부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생활비 아껴보려고 200만원 넘게 결제했는데 아직도 환불을 못 받고 있다. 이러다가 휴지 조각 되는 거 아니냐"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생활비 아끼려다가"…'짠테크' 노린 2030, 머지포인트 사태에 '눈물' 머지포인트 사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블로그 글(위)과 머지포인트 모바일 할인권 프로모션 / 사진=블로그,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식사나 커피 등 일상적인 지출액을 최대한 줄이는 짠테크족은 할인 이벤트나 쿠폰을 모으는 데 관심이 많다. 이들은 플랫폼 기업에서 홍보 목적으로 뿌리는 쿠폰을 다운로드 받거나, 식당·음식 가격을 줄이기 위해 블로그에 장문의 리뷰 글을 남기기도 한다. 2030 세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로운 기프티콘이나 할인 이벤트 정보를 공유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생활비 아끼려다가"…'짠테크' 노린 2030, 머지포인트 사태에 '눈물' 한 누리꾼은 머지포인트에 대해 "간편결제의 4차 산업혁명"이라며 호평을 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머지포인트의 20% 할인권 또한 이런 짠테크족을 겨냥한 마케팅 수단이었다. 인터넷에서는 최근까지 머지포인트 할인권 취득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 블로그 글이 인기를 끌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머지포인트를 '앱테크(앱+재테크)'라고 부르며 "간편결제의 혁명"이라고 추켜세웠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5월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짠테크' 관심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30대가 74.2%로 가장 높았고 20대(56.8%)가 그 뒤를 이었다. 주로 이용되는 짠테크 방식으로는 '적립금 받기(77.9%)', '쿠폰·기프티콘 등 상품권 적극 사용(65.5%), 출석 체크 등 이벤트로 포인트 적립(60.8%)' 순이었다.


청년층이 짠테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응답자 가운데 76.3%는 '미래의 안정적 삶을 위해 지금부터 절약하며 살고 싶다'고 답했다.


나름대로 불황을 버텨보기 위해 '알뜰 구매'를 택한 청년층이 오히려 돈을 탕진하게 된 셈이다.


전문가 "금융 디지털화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늘어나…당국 감독 역할 제대로 해야"


전문가는 금융산업이 디지털화되고 있음에도 불구, 규제당국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머지포인트는 모바일 앱을 이용한, 어떻게 보면 신개념 디지털 금융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도 금융감독원이 이에 대한 감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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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 교수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또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머지포인트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놔 이목을 끌었는데, 너무 좋은 조건의 금융 서비스가 있다면 무턱대고 이용하는 것보다 소비자 스스로 의심하는 의식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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