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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으론 부족한 시설투자비, 빚내서 충당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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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국내 35개 기업 설문
주로 운영·시설투자 위해 축적
74%가 500억원 미만 보유
토지·공장 등 유형자산이 77%
대부분 현금화하기 어려워

현행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71%가 '이중과세' 응답
기업 경쟁력 약화 지적

사내유보금으론 부족한 시설투자비, 빚내서 충당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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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은 재무 건전성, 운영 및 시설 투자를 위해 적정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열에 절반은 격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자금 부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이중과세 성격을 갖는 현행 사내유보금 과세 체계는 투자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지난달 26일부터 일주일간 국내 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다. 이번 조사엔 대기업 3개사, 중견기업 12개사, 중소기업 20개사가 응해 한국 경제의 주축인 중견·중소기업계의 실태가 주로 반영됐다.


◇"시설투자 시급한데… 사내유보금으론 부족 45%"= 이들 기업의 사내유보금 보유 목적은 ‘여윳돈’이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운영 자금 및 시설 투자 자금 마련 등에 있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재무 건전성 확보(54.3%)를 필두로 운영비 진출 대비(48.6%), 시설 투자 대비(45.7%), 연구개발(R&D) 투자 대비(22.9%), 배당금 대비(14.3%) 순으로 응답했다.


하지만 실탄은 넉넉지 않고, 그마저도 현금화가 쉽지 않은 자산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의 74.3%는 사내보유금 보유 수준이 500억원 미만이라고 답했고, 사내유보금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상위 2개 선택)으론 기계, 토지, 공장 등 실물자산을 일컫는 유형자산(77.1%)과 매출채권, 미수금, 재고 등 현금 외 자산(65.7%)이었다.


사내유보금으론 부족한 시설투자비, 빚내서 충당하는 기업들

특히 사내유보금 중 현금성 자산 비중(현금·예금·단기금융상품 등)은 매우 낮은 편이었다. 절반 이상인 54.2%는 사내유보금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이 10%(5% 미만 37.1%, 5~10% 미만 17.1%)를 밑돈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10~20% 미만 20.0% △20~30% 미만 5.7% △30~40% 미만 8.6% △50% 이상 8.6% 등 50%를 넘지 못하는 기업이 절대 다수였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시설투자를 위한 사내유보금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설문에서 시설투자를 위해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20개사) 중 45%는 자사의 유보금이 충분한지 묻는 설문에 ‘부족하다(부족 35.0%·매우 부족 10.0%)’고 답했다. 부족분 조달 방법에 대해서도 차입(84.6%), 유상증자(15.4%), 채권(7.7%) 등이 꼽혔다. 차입을 계획 중인 기업(13개) 중 24%가량은 자본 대비 차입 규모를 20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상무는 "최근 코로나19, 반도체 수급난 등 국내외에서 비정상적인 시장여건이 형성되고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며 시설 투자를 위한 사내유보금이 부족해진 것"이라면서 "부족분에 대해선 주로 차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차입에 따른 부채비율 확대를 감수하면서도 시설 투자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실탄 부족한데 이중과세까지 설상가상= 사내유보금에 붙는 과세는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현행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에 대한 조사에선 71.4%가 ‘이중과세’라고 답했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등 경영 침해’ ‘20%의 과세율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각각 51.4%, 20.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가 법인세 납부 후 다시 세를 부담토록 하는 이중과세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사업상의 필요 이상으로 이익을 유보해 주주에 대한 배당이나 소득세를 회피한 경우 과세하지만 우리나라의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인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는 투자나 상생협력 등을 유도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어 이중과세라는 취지다.


특히 현행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가 기업의 비자발적 투자를 초래, 기업 경쟁력을 되레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태동 KAMA 연구원도 "세금 부담 완화를 위해 투자하는 경우 투자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고 세금 회피 목적으로 마지 못해 투자하도록 하는 경우 헌법이 보장하는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침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만우 민간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장(고려대 명예교수)은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로 인해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래 전망을 기초로 이뤄져야 하는 기업의 투자 결정이 유보소득 과세를 의식해 무리한 투자시점 결정을 초래해 투자 실패 위험이 높아지고, 기업 존립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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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에 대한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태동 차의과대학 교수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소홀히 한 채 과도한 현금을 쌓아 놓은 것이 사내유보금이란 잘못된 이해가 널리 퍼진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이런 사회적 오용을 바탕으로 잘못된 정책과 소모적 논쟁이 생겨나고, 사회적 손실도 누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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