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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들 '실물 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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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 21일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개최

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들 '실물 영접'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언론공개회가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십장생도 10폭 병풍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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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현진 기자]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붉은 간토기'(청동기시대 유물)….


20일 찾은 서울 용산구 소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이건희 컬렉션'의 첫 대규모 전시를 하루 앞두고 열린 언론공개 행사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수집품 면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청동기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교과서에서나 보던 한국 고미술품들이 수두룩했다.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수집 철학과 방대한 스펙트럼을 눈 앞에서 확인한 순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21일부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연다. 삼성가(家)가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의 수집품 2만3000여점을 국가에 기증한 이후 선보이는 첫 대규모 전시다. 두 기관에서 이 회장의 수집품 중에서도 정수로 꼽히는 작품 135점을 만나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청동기~조선시대' 방대한 컬렉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는 9월26일까지 열리는 전시명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이다.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2만1600여점 중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명품 77점이 걸렸다.


주요 작품은 겸재 정선(1676~1759)의 걸작으로 꼽히는 '인왕제색도', 삼국시대 금동불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일광삼존상'(국보 제134호), 글씨와 그림이 빼어난 고려시대 사경(寫經)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현존하는 유일의 '천수관음보살도', 단원 김홍도(1757~1806?)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등이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들 '실물 영접'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이건희 컬렉션의 '다양성'에 집중했다. 실제 작품들은 청동기시대·초기철기시대 토기와 청동기, 삼국시대 금동불·토기, 고려시대 전적·사경·불교미술품·청자, 조선시대 전적·회화·도자·목가구 등 한국의 전(全) 시기와 분야를 포괄한다. 가장 오래된 작품은 청동기시대 토기로 산화철을 발라 붉은 광택이 아름다운 '붉은 간토기'다. 가장 최근 작품은 19세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삼층 장'과 '까치와 호랑이' 그림이다.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그동안 대중에 잘 알려진 작품 중 역사적·예술사적·미술적 가치가 우수한 작품들만 꼽았다"면서 "대중의 호기심이 문화예술에 대한 진정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품의 안료나 내부 구조 등 육안으로는 보기 힘든 부분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들여다보는 시설도 전시장 곳곳에 배치됐다. 98인치 대형 스크린으로 '인왕제색도'에 그려진 치마바위, 범바위, 수성동계곡 등 인왕산 명소를 들러볼 수 있다. 인왕산에 비가 개는 모습도 상영된다. '고려불화'는 적외선과 X선 촬영 사진을 터치스크린 영상으로 제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적외선 사진은 먹으로 그린 밑그림을, X선 사진은 채색 방식과 안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들 '실물 영접' 천수관음보살도.(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20세기 초 한국 근·현대 미술품 대표작 엄선

국립현대미술관은 2022년 3월13일까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한국미술 명작'전을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기증품 1488점 중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대표작 58점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작들을 ‘수용과 변화’, ‘개성의 발현’, ‘정착과 모색’이라는 3개 주제로 나눴다. ‘수용과 변화’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새로운 문물이 유입되면서 변화한 한국 미술계를 조망한다. 이 시기 서구 매체인 유화가 등장했고 인물화·정물화·풍경화 등의 용어도 처음 사용됐다. 조선의 전통 서화도 변화를 맞았다. 백남순의 '낙원'(1936년께),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이 대표작이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들 '실물 영접' 이중섭, 흰 소, 1950년대, 종이에 유채, 30.5x41.5cm.(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개성의 발현’ 테마에서는 1945~1950년까지 광복과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시기에 열정을 쏟았던 작가들을 탐구한다. 김환기·유영국·박수근·이중섭 등이 대표적이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등 한국 근·현대미술품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정착과 모색’에서는 내전 후 국내·외에 정착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모색한다. 이 시기엔 이성자·남관·이응노·권옥연·김흥수·문신·박생광·천경자 등이 고유한 조형세계를 구축하며 한국미술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1961),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1959) 등이 대표작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국내외 미술작품을 대량 기증해주신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양질의 기증 작품을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미술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들 '실물 영접' 김환기 산울림19-II-73#307, 1973, 캔버스에 유채, 264x213cm.(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문화예술 사랑 남달랐던 이건희 회장
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들 '실물 영접'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언론공개회가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이건희 회장 사진이 전시 안내 모니터에 나오고 있다.


유족들은 평소 문화유산 수집과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회장의 뜻을 기려 지정문화재, 예술성과 사료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대규모로 국가기관에 기증했다.


이 회장은 생전에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를 한 곳에 모아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세계 미술사에서 손꼽히는 주요 작가의 대표작이 한국에 있어야 한다며 문화 발굴과 후원에 적극적이었고 문화유산 수집과 보존의 중요성도 언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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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회장은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위해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해외 유수의 박물관에 한국실 설치를 지원했다.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 ‘삼성 아시아 미술 큐레이터’를 배치했으며 예술 인재를 선발해 해외 연수를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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