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경기도 성남시 서현고 3학년 김휘성군이 실종 7일째인 28일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전문가는 "매우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TBS 라디오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에 출연해 "휴대전화는 학교에 두고 오고, 참고서는 (카드로) 샀는데 현금으로 마을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면 수많은 고민이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CCTV를 보면 참고서를 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는 것도 어떤 고민 있는 모습은 아니다"라며 "그런 모습들을 보면 '삶을 어렵게 생각하는 친구가 저렇게 행동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는데 그 순간 사람은 정말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매 순간 '누가 나를 잡아줬으면 좋겠다' 하는 내면의 갈등은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승 연구위원은 김 군이 타살 후 유기됐을 가능성에 대해선 "경찰이 '범죄의 혐의점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김 군이 숨진 채 발견된 곳이) 마을버스의 종점이었기 때문"이라며 "만약 다른 사람과 같이 갔다면 분명히 사건 가능성이 확 커지는데 그 순간까지 김 군 혼자였다"고 했다.
이어 "다른 장소에서 (옮겨와서) 유기될 가능성은 굉장히 적다"라며 "다른 장소로부터 옮겨왔다면 풀이나 흙이 쓸려있다든가 그런 게 있었을 건데,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3분께 분당구 율동 새마을연수원 정문 남측 방향 야산 능선을 수색하던 민간 특수 수색견이 숨진 김 군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김 군은 실종 당시 입었던 교복 그대로 머리에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쓴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2일 김 군은 부모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9시쯤 들어가겠다"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특히 이날 김 군은 학교 책상 서랍에 휴대전화를 두고 나와 위치 추적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후 4시40분께 하교한 김 군은 편의점에 들러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서현역 인근 서점에 들러 문제집 5권을 구매했다. 이후 마을버스를 타고 분당구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 군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로 의심할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유족 동의 절차를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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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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