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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일 근무에 하루 2시간 수면…또 쓰러진 택배 노동자,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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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일 근무하던 롯데택배 노동자 뇌출혈…의식불명
코로나19 이후 택배 노동자 과로사 21명
'분류 작업' 고충 여전

주 6일 근무에 하루 2시간 수면…또 쓰러진 택배 노동자, 이대로 괜찮나 지난 9일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한 우체국 택배기사가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2차 사회적 합의 결렬로 이날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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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아직도 택배 기사들이 분류작업을 떠맡고 있습니다."


최근 택배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에 피로를 호소하며 과로로 쓰러지는 일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배송량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과로사한 택배기사는 총 21명에 달한다. 올해에만 5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택배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렇다 보니 택배 노동자들은 과로사를 막기 위해선 택배사가 분류작업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5시간씩 소요되는 분류작업을 대다수 택배 노동자들이 직접 수행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별도 수당이 없어 '공짜 노동'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택배노조(노조) 역시 과로사 주원인으로 분류작업을 지목했다.


13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롯데택배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임모(47)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임씨는 이날 오전 4시30분께 잠을 자던 중 몸을 비트는 등 증세를 보였다. 이에 이상 증세를 감지한 임씨의 배우자가 119에 신고했다.


롯데택배에서 2년 넘게 일해온 임씨는 주 6일 근무하며, 하루 2시간만 자고 출근하는 날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자정이 넘어 귀가한 뒤에야 저녁 식사를 하는 일이 잦았고, 평소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임씨의 택배 물량이 월 6000개 정도였으며, 하루 250여개의 물품을 배송한 것으로 파악했다. 대책위는 "임씨의 뇌출혈이 다발적으로 발생해 매우 위중한 상태라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다. 임씨는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주 6일 근무에 하루 2시간 수면…또 쓰러진 택배 노동자, 이대로 괜찮나 지난 9일 오전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 택배노조 파업으로 쌓여 있는 택배물품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택배 노동자의 과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2019년 6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일용직으로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 고(故) 장덕준씨는 지난해 10월12일 새벽 퇴근 후 숨졌다. 장씨는 물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하루 8~9시간 동안 밤을 새우는 '심야노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장씨 죽음을 과로 등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로 인정했고, 쿠팡 측은 이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고된 분류작업'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분류작업은 기사가 택배를 운송하기 전 자신이 맡게 될 물품을 직접 찾아내는 작업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까대기'라고 하며 통상 오전 7시 전후부터 시작된다.


노조는 2017년 출범한 이래로 줄곧 분류작업을 '공짜노동'이라고 규정하며 거부해왔다. 택배기사들의 주 업무는 집화·배송인데 건당 수수료를 받지 않는 분류작업이 더해지면서 업무 강도가 과하게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노동자들의 고된 분류작업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9월 발표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 1인당 평균 분류작업은 코로나19 전보다 35.8% 늘었고 전체 노동시간의 42.8%를 차지했다.


주 6일 근무에 하루 2시간 수면…또 쓰러진 택배 노동자, 이대로 괜찮나 지난 8일 오전 서울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에 정부·여당, 택배 노사와 소비자단체 등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지난 1월 '택배 분류작업은 택배사 책임'이라는 취지의 1차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택배사는 택배기사 업무에서 택배 분류작업을 제외하고 심야 배송 금지 등을 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 8일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회의에서는 노조와 택배사, 정부 간의 협상이 결렬됐다. 택배사들이 지난 1월 약속한 사회적 합의문의 시행을 1년 유예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9일부터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택배기사들의 분류작업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이달 2~3일 전국 택배기사 11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택배기사 중 84.7%(1005명)가 여전히 분류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택배기사가 전적으로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경우도 30.2%(304명)로 조사됐다.


이에 노조는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복합물류센터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는 분류작업에 택배 노동자를 내몰아 수십 년간 막대한 이익을 얻어왔다"며 "분류작업을 개선하고 1차 사회적 합의대로 분류 비용도 소급 적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조 측은 분류 작업을 위한 별도의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분류작업이 과로사의 핵심적 문제기 때문에 분류인력이 투입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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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택배사들이 과로사 대책은 사실상 뒷전이고, 택배 요금 인상 등을 하고 있다. 택배사들의 이런 태도가 사람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이윤을 앞세우는 태도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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