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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이야기] 백년기업 육성과 가업승계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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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이야기] 백년기업 육성과 가업승계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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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승계를 목전에 둔 중소기업의 창업 1세대가 평생 일군 회사를 매각한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인수합병(M&A)업계에서도 매물 기업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 등 입법환경의 변화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업승계에 따른 과중한 상속세가 주된 이유인 듯하다. 현행 세제하에서는 기업이익에 대해 최대 49.5%의 소득세나 27.5%의 법인세가 부과된다. 상속시에는 최대 기업가치의 60%가 상속세로 과세된다. 동업기업의 경우 일방이 먼저 사망하면 상속세 부담 때문에 타방에게 경영권이 이전되는 경우도 허다하고, 상속세 재원이 없어 기업이 청산되거나 사실상 국유화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국가는 세금명목으로 기업의 생애에 걸쳐 수익가치 상당 부분을 강제 배분받는 것은 물론 상속시에는 그 처분가치 절반 이상을 회수하는 특수한 대주주인 셈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663만8694개에 달해 전체기업의 99.9%를 차지할 뿐 아니라 근로자 수도 1710만3938명으로 83.1%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과도한 기업승계 조세부담은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헌법정신에도 반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행 가업승계세제는 사후 가업상속공제와 생전 증여세과세특례가 대표적이다. 상속세와 증여세 감면 혜택은 부여하지만 상속인이 종전 취득가액을 승계하게 해 추후처분시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제조, 건설 등 특정업종을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그 부모가 주식의 50%(상장법인은 3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하고, 총 가업영위 기간의 절반과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대표자로 재직해야 한다. 18세 이상인 자녀가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하고 상속세 신고기한까지 임원으로 선임되며 2년 이내에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경우 상속재산가액 총 200억원(경영기간이 20년이상시 300억원, 30년 이상시 500억원)을 한도로 상속세를 면제한다. 그러나 상속 개시일로부터 7년 동안 자산처분, 지분감소, 고용감소 등 일정 사유의 발생시 감면받은 상속세가 추징된다. 증여세과세특례는 60세 이상의 부모가 중소기업 지분을 50%(상장법인은 30%)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로 10년 이상 가업을 경영하고, 18세 이상의 자녀가 증여받은 달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업에 종사하며 5년 이내에 대표이사에 취임할 경우 100억원을 한도로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5억원을 공제하고 30억원까지 10%, 30억원 초과시 20%의 저율의 증여세를 적용한다.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과세특례는1987년과 2008년에 각기 도입됐지만 그 이용실적은 저조하다. 2020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 이용 현황은 88건(2363억원), 증여세 특례는 172건(2383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동안 증여세 과세인원이 16만9911명, 증여재산가액이 약 29조원, 상속세과세인원이 8357명, 상속재산가액이 약 16조원인 것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치다. 2014년 세법개정시 가업상속의 공제율과 한도를 확대하면서 밝힌 '전문성을 지닌 중견 장수기업의 기술과 경영 노하우 승계 및 일자리 유지를 장려’라는 입법 취지가 무색한 실정이다. 또한 2019년 개정에서는 피상속인의 경영기간에 따른 300억원 및 500억원의 면제요건을 15년·20년에서 20년·30년으로 보다 장기화했고,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상속가업외의 상속재산이 일정액이상 존재하면 가업상속공제의 적용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까지 했다.


그에 비해 유수의 선진국들은 보다 완화된 요건하에서 가업승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대상기업에 대한 규모 및 업종제한이 없고, 피상속인에게 요구되는 지분은 25%에 불과하다. 또한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거나 대표이사로 취임할 것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다. 일본은 2008년 '경영승계원활화법'을 제정해 사업승계세제, 금융지원제도, 유류분제도의 특례를 종합적으로 마련했는데, 가업영위기간의 제한이나 상속세 및 증여세의 공제한도가 없고 사후관리기간도 5년으로 짧으며 고용·재산·업종 유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 영국의 기업자산상속공제제도 역시 기업 규모의 제한이 없고 승계 이후의 사후관리요건이 존재하지 않으며, 프랑스도 상속 후 3년간의 기업경영, 4년간의 지분 보유라는 간단한 사후관리요건만을 두고 있다. 참고로, 미국의경우 적격가업상속자산공제를두고 있었으나 트럼프 정부하에서 상속세면세점을 1000만달러로 증액하는 등 일련의 감세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별도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운영할 실익이 존재하지않아 폐지됐다.


현행가업승계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개선책이 제시되고있다. 우선 가업승계라는 용어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영업승계와 같은 좁은 의미로 오해될 여지가 있으므로 기업승계나 사업승계로 변경하는 것을 생각해 봄직하다. 또한, 그 적용요건도 완화하고 혜택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적용대상을 중소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에 한정할 필요없이 영국과 같이 규모와 업종을 대폭 확대해 적용하고, 독일처럼 보유지분의비율도 25% 수준으로 축소하자는 견해도 일리가 있다. 현행 증여세과세특례의한도 100억원이 상속세과세특례 최대 500억원에 현저히 미달하므로 이를 독일이나 일본과 같이 상속과 동일하게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교법적으로 우리나라의 사후관리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므로, 그 기간을 5년 이하로 단축하고 고용 및 급여유지 의무는 추가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승계는 개인의 부(富)가 단순하게 이전되는 일반상속과는 달리 기업의 생존노력을 통해 근로자의 고용과 지역사회 및 국가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일이다. 백년기업의 육성을 위해 가업승계세제의 적극적 활용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 설계의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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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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