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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경제]‘보호 4법’ 추진한다지만…라이더·업계 모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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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플랫폼종사자보호 4법' 추진…장철민·양기대 의원 발의
근로자성 해결 못해 라이더들 반발…"불충분한 하위법"
잇따른 규제에 플랫폼은 '고심'…"혁신사업 위축"

[라이더 경제]‘보호 4법’ 추진한다지만…라이더·업계 모두 ‘불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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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플랫폼을 중심으로 노동 구조가 재편되자 배달기사(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양 당사자인 라이더들은 물론 플랫폼 기업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라이더들은 플랫폼 종사자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인 ‘근로자성’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고, 기업들은 성장성 위축을 우려한다.


고용노동부는 의원입법 형식으로 ‘플랫폼종사자보호 4법’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의 플랫폼 종사자가 180만명 규모로 추산되는 등 플랫폼 노동이 우리 경제의 또다른 축으로 부상한 영향이다. 고용부가 의원입법을 택한 건 대개 정부입법보다 법안 처리부터 시행까지 이르는 속도가 빨라서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플랫폼종사자보호법 제정안’과 ‘직업안정법 개정안’이 신호탄을 쐈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과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안’ 등 2개 법안이 뒤따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4법은) 빠르면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플랫폼종사자보호법이다. 이 법안에 플랫폼 종사자를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 직업안정법 개정안도 수수료 사전통지 등을 의무화했지만 공정한 계약 환경을 조성하는 정도에 그친다. 양기대 의원안은 플랫폼 종사자 관련 정책의 토대 역할을 한다. 플랫폼종사자보호법에 따르면 플랫폼은 종사자에게 수수료 등이 명시된 서면 계약서를 제공해야 한다. 계약 해지 사유도 15일 이전에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또한 기업이 노무의 배정 및 보수는 물론 종사자에 대한 평가 방법과 기준 등을 종사자에게 알리고 종사자가 요구하면 이를 협의하도록 했다.


[라이더 경제]‘보호 4법’ 추진한다지만…라이더·업계 모두 ‘불만’ 2일 서울 시내의 한 배달대행 업체 지역 센터에 배달원 지원 모집 안내문이 걸려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배달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배달원 수급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했던 8월 마지막 주인 24∼30일 1주일의 전체 주문 건수는 7월 마지막 주(20일∼26일)보다 26.5% 늘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작 라이더들은 반발…"근로자성 해결 못해"

정작 수혜자가 될 수 있는 라이더들은 반발하고 있다. 당초 노동계는 정부가 지난해 말 관련 법안의 청사진을 발표했을 때부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법안에서 라이더의 근로자성에 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는 까닭이다. 근로자성은 산재보험의 전속성(한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정도) 기준 등과 직결돼 라이더의 처우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협의회장은 "(플랫폼종사자보호법은) 처음 법안이 나왔을 때부터 민주노총 등의 반발을 샀다"면서 "근로자성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결국 ‘수박 겉핥기’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제2의 근로기준법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4법은) 불충분한 하위법으로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을 전제로 한다"면서 "플랫폼의 업무를 단순 중개로 규정해 고용과 산재 등에 대한 사용자 책임 소지도 면제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종사자 전용 특별법을 마련한 것 자체가 이미 라이더 등을 자영업자도 근로자도 아닌 ‘제3의 영역’으로 몰아간다는 게 신 원장의 설명이다.


법안의 대상이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라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약 179만명이다. 라이더는 물론 플랫폼에서 일감을 찾는 프리랜서, 웹툰 작가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 대부분이 포함된다. 플랫폼에서 직접 일을 배정받는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약 22만명이다. 라이더가 20만명 내외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 대다수는 라이더인 셈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구체적 내용이 어떻게 정해질지 모르는 포괄적인 법안에 수용되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들을 하나의 법으로 묶어버리면 라이더를 제대로 보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도 ‘고심’…"영업비밀 침해"

플랫폼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규제가 연이어 도입되면 비용부담은 물론 사업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본이 부족한 신생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밀려나 대형 플랫폼들의 독주 체제가 공고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늘수록 혁신적인 사업모델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규제가 일괄적으로 적용되면 작은 스타트업들은 경쟁력을 갖추기도 전에 싹이 잘린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조항 중 하나는 플랫폼종사자보호법 제8조다. 이 조항에 따르면 플랫폼은 종사자가 요구할 시 수수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과 평가 기준 등을 공개해야 한다. 단, 사업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 경우에는 공개 의무가 면제된다. 업계는 ‘현저히’라는 표현이 추상적이라 공개 의무가 면제되는 영업비밀이 제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표현은 법리적으로 좁게 해석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공개 의무가 면제되는 정보는 사실상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업비밀이나 경영상 문제가 되는 사항은 당연히 공개하지 않는 게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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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차등적 접근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에 기반한 새로운 노무제공방식에 전통적 근로방식과 동일한 법을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 "다만 일하는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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