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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경제]배달 시작 5분만에 땀이 줄줄…7시간 뛰어다니고 4만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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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기자 라이더 체험해보니…'피·땀·눈물'의 배달
약 3만9000원 벌어…최저시급 못 미치는 6000원꼴
온라인 교육 1~2시간 후 투입…산책 겸 부업 예상 빗나가
건당 1km 이상 거리…실제 이동시간 30분 정도
시선은 폰에 고정…사고 위험 있어

[라이더 경제]배달 시작 5분만에 땀이 줄줄…7시간 뛰어다니고 4만원 벌었다 본지 이준형 기자가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 등을 이용해 도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 = 송승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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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첫 배달부터 서울 관악구 서원동 주택가의 가파른 언덕길을 지나야 했다. 라이더 체험에 뛰어들었던 지난 13일 서울 기온은 영상 30도에 달했다. 뜨거운 국물까지 든 가방을 짊어지니 땀이 쉴 새 없이 흘렀다. 기존 걸음 대비 속도는 줄고 체력은 더 소모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라이더 어플리케이션(앱)은 픽업 시간이 2분 지났다며 알림을 울렸다. 마음이 급했다. 눈앞에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닦으며 계단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겨우 배달을 마치고 돌아서자마자 다시 알람이 울렸다. 주소를 보고 가는 길을 검색해봤다. 아뿔싸, 또 ‘똥콜’이었다. 배달을 시작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정신이 아득해졌다. ‘똥콜’은 가파른 언덕이나 신호가 많은 동선을 의미하는 라이더들만의 은어다. 도보배달자에게는 전업 라이더들이 선호하지 않는 콜이 주로 배차된다는 게 라이더들의 얘기다. 주로 주문 선택의 폭이 좁은 도보배달자들이 맡게 된다.


배달음식시장은 코로나19로 엄청난 반사이익을 봤다. 비대면 확산이 기폭제가 돼 지난해에만 두 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고 업계에서는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탄생시켰다. 시장 확대는 치열한 경쟁을 불러왔다. ‘배달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라이더(배달원)는 새로운 직업군으로 등장했고 그 숫자도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음식배달 라이더(배달원)의 유형은 크게 이륜차와 자전거·킥보드, 도보배달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이륜차는 면허가 있어야 하고 가입 절차가 상대적으로 복잡하지만 자전거·킥보드나 도보배달은 간단한 가입 절차를 거친 후 1~2시간의 온라인 안전교육을 수강하면 라이더 등록이 가능하다. 필요한 준비물은 음식물을 보관하는 보온·보랭가방뿐이다.


[라이더 경제]배달 시작 5분만에 땀이 줄줄…7시간 뛰어다니고 4만원 벌었다 본지 이준형 기자가 서울 관악구 봉천역 인근에서 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 등을 이용해 도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 = 송승섭 기자]


휴대폰서 시선 못 떼…'빨간불' 횡단보도에 발 내딛기도

사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배달을 하는 내내 휴대폰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길을 잃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가장 효율적인 동선과 남은 시간을 함께 보여주는 앱 지도를 끊임없이 보고 있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파가 많은 신림역 부근에서는 행인과 부딪히기 일쑤였다. 킥보드 등 퍼스널모빌리티가 도보를 지나갈 때 아슬아슬하게 피하기도 했다. 신호가 바뀐 줄 모르고 횡단보도에 발을 내딛은 적도 있었다. 이 사이에도 앱은 계속 알림을 울렸다.


한번 수락한 배차는 취소할 수 없었다. 이렇게 되면 사고 등으로 배달이 중지됐을 때 배달원과 주문자 모두 난처해질 수 있다. 오후 6시반쯤 9번째 주문을 받고 픽업지가 아닌 전달지로 이동하는 실수를 했다. 주문받은 음식을 챙기지 않고 주문자를 찾아간 셈이다. 하필 가파른 언덕길에 위치한 주택이었다. 앱에는 이미 픽업 시간이 3분 지났다는 알림이 떴다. 다시 픽업지를 갔다 오면 주문자에게 고지된 예상시간의 2배는 넘을 것으로 보였다. 앱 내 고객센터를 통해 다른 배달원의 배차를 문의하자 관제센터는 "음식점에서 조리가 시작된 배차는 취소할 수 없다"면서 "다음 배차 선택 시 신중을 기해달라"고 답했다.


[라이더 경제]배달 시작 5분만에 땀이 줄줄…7시간 뛰어다니고 4만원 벌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 위치한 배달의민족 'B마트' 입구에서 일반인 배달원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 이준형 기자]


시급 6000원꼴…1시간에 주문 2개가 최대

낮 2시간을 제외하고 직접 7시간 가량 배달을 하며 눈에 띈 것은 ‘동료’ 배달원들이었다. 전업 라이더부터 기자와 같이 배민커넥트 등을 이용해 배달을 하는 일반 배달원들도 곳곳에 있었다. 특히 언덕길 위주의 주택가에서는 일반 배달원들을 자주 마주쳤다. 이들의 운송수단은 자전거, 킥보드 등 다양했다. 길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이들도 있었다. 신림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같은 보온·보랭가방을 멘 배달원을 만나기도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기자처럼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관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도보배달을 소개하는 모델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여유롭고 느긋한 표정이다. 이들은 도보배달에 대해 "가볍고 부담 없이 할 수 있다"고 했고, "은퇴한 어르신이 산책 겸 부업 삼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20대 후반인 기자가 지난 1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를 통해 도보배달을 체험했다.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 옷은 땀으로 젖었고, 일을 마치자 양발에는 물집이 잡혀 있었다.


[라이더 경제]배달 시작 5분만에 땀이 줄줄…7시간 뛰어다니고 4만원 벌었다 본지 이준형 기자가 서울 관악구 봉천역 인근에서 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 등을 이용해 도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 = 송승섭 기자]


배달은 1인가구가 밀집해 도보배달 수요가 많은 서울 관악구 인근에서 이뤄졌다. 결론적으로 배달 건수는 총 11건이었고, 수입은 3만8847원이었다. 산술적으로 보면 시급은 6000원 남짓으로 올해 최저시급인 8720원의 약 70%였다. 배달을 하는 사이 식사와 식수 등에 들어간 비용을 제외하면 손에 쥔 돈은 2만5000원 정도였다. 벌이로만 따지면 일반 아르바이트에 한참 못 미쳤다.


도보배달은 ‘콜(주문)’을 받기 힘들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평일(목요일)임에도 배차는 꾸준히 들어왔다. 1인가구가 많고 배달의민족 ‘B마트’가 위치한 서울 관악구에서 배달을 한 영향도 있었다. 단 식사시간을 지나자 배민커넥트의 배차는 대부분 B마트 주문 건이었다. 같은 시간대 쿠팡이츠는 1시간에 한두 번꼴로 배차를 알리는 ‘콜’이 들어왔다. 점심시간대 배달료는 건당 3000원, 저녁시간대 주문은 3500원선이었다. 주문 하나를 처리하는 데 평균 약 30분의 시간이 걸렸다. 휴식시간 등을 감안하면 많아야 1시간에 2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기자의 벌이가 배민커넥트 홈페이지에 기재된 시간당 평균 수입(1만5000원)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유다.


[라이더 경제]배달 시작 5분만에 땀이 줄줄…7시간 뛰어다니고 4만원 벌었다 본지 이준형 기자가 도보 배달을 하며 오른 서울 관악구 주택가의 언덕길. [사진 = 이준형 기자]


언덕길 등 변수 다양…앱은 고려 안해

벌이 외에도 문제는 다양했다. 도보배달은 운송수단을 활용한 배달과 마찬가지로 ‘시간 싸움’이었다. 콜이 뜨면 알림 소리와 함께 예상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앱의 예상시간은 대개 20~30분이다. 이 시간은 음식점 등 배달해야 할 물건을 챙기는 ‘픽업지’까지 5~10분, 최종 목적지인 ‘전달지’까지 10~20분으로 설정됐다. 이동거리는 기자가 위치한 장소에서 픽업지를 들려 전달지로 향하면 대개 1~1.5㎞ 내외였다. 평지에서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면 실제 이동시간은 예상시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거리다. 하지만 앱은 신호 대기, 언덕길 등 다양한 변수를 계산하지 않았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 음식서비스(배달) 거래액은 2019년 9조73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7조33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업계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결제금액은 지난해 12조2008억원으로 2018년(3조9287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디지털 거래가 늘어나면서 배달 수요가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심·저녁시간과 같은 피크타임에는 음식배달 주문 수가 전국적으로 약 20만건이 넘는다"며 "지금처럼 ‘단건배달’이 유행할 경우 1시간 동안 배달기사 10만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배달원 수는 39만명이다. 이는 택배원·우편물 집배원을 포함한 수치다. 업계는 택배원·우편물 집배원을 제외한 음식물만 배달하는 라이더 숫자를 31만5000명(지난해 기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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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배달 주문에 비하면 라이더는 인력난이다. 시장 성장세에 가속이 붙어 라이더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일반인 배달원 모집에도 적극적이다. 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 GS리테일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 등은 일반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도보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민커넥트는 2019년 말 1만1000명 규모였지만 지난해 5만명을 넘어섰고 우딜에 등록된 배달원은 7만여명에 이른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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