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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에 멍든 금융권]현실 모르는 금융 공약들…선거때마다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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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선거 다가오면 '금융사 팔 비틀기'
선심성 금융정책은 시장 왜곡 가능성 커
시장논리 어긋난다 비판에도 일부 입법화

[포퓰리즘에 멍든 금융권]현실 모르는 금융 공약들…선거때마다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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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대통령 선거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사가 또 다시 ‘포퓰리즘 망령’에 떨고 있다. 역대 선거철마다 현실을 도외시한 대중영합적 금융입법이 나온 데다 올해는 코로나19와 호실적을 명분삼아 표심 잡기용 법안을 쏟아낼 가능성이 더욱 커져서다. 선심성 법안들은 겉으로는 서민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이지만 시장질서를 왜곡해 금융 소비자들의 피해를 양산하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코로나19 앞세워 고삐 풀린 포퓰리즘

정치권의 금융 관련 법안은 21대 국회 출범 직후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은행빚 탕감법, 이자멈춤법, 이익공유제 등 포퓰리즘 법안부터 징벌적 손해배상제,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 등 각종 규제 입법을 밀어붙히거나 논의 중이다. 각종 코로나 청구서로 부담이 커진 금융사들은 과잉 규제와 포퓰리즘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한편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금융 공약은 시장의 논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에도 불구, 서민 보호를 명목으로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법정 최고금리 인하다. 법정최고 금리는 오는 7월7일부터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된다. 2011년 연 39%에서 34.9%로, 2016년 27.9%, 2018년 24%로 낮아진 법정 최고금리는 2017년 대선에서 후보들이 연 20%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고 처리됐다. 당초 금융당국은 일부 저신용자들이 금융회사 대출을 받지 못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지만 정치권의 압박에 손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 선까지 인하하자며 공을 띄웠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도 대표적인 포퓰리즘 법안으로 꼽힌다. 카드 수수료는2007년 3년마다 적격비용(원가)에 기반해 수수료를 재산정하기로 했지만 이와 상관없이 선거 때마다 인하됐다. 2017년에도 대선 후보들이 카드 수수료 인하를 공약해 추가 인하됐고 관련 법안은 잇따라 발의됐다. 재산정을 앞둔 올해도 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의 금융사 압박은 지난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4·7 재보선 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여당 내에서 한국은행이 돈을 충분히 풀지 않았고, 시중은행이 서민에게 대출을 내주지 않아 재보선 선거에 졌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지난달 28일에는 여당 원내대표가 직접 신용불량자의 사면 카드도 꺼내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이 거둔 이익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보수적인 자본 관리가 필요함에도 정부와 정치권의 선심성 정책에 동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논리 무시한 공약·법안 선거철마다 되풀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금융권의 불안감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법안 및 공약이 선거철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진 탓이다. 여야간 치열한 격돌이 벌어졌던 2012년 18대 대선 때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사게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20~30%대 고금리 대출자의 경우 1인당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10% 대출로 갈아타게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맞상대였던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일명 피에타 3법(이자제한법·공정대출법·공정채권추심법)을 제시하며 금융권의 이자율 상한선을 낮추겠다고 나섰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단기 일시 상환 방식에서 고정금리·장기분할상환 대출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선거가 임박한 정치권은 ‘민심 수렴과 조정’이라는 역할론을 앞세워 민간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정부를 압박해 표를 끌어모으려 했지만, 비판 목소리도 거셌다. 18대 대선 당시에도 상품을 취급하는 민간 금융사에 아무런 유인책을 부여하지 않고, 일방적인 지원만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사 옥죄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분별한 채무자 탕감 정책은 추후 도덕적 해이를 낳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거셌다.


19대 대선에서도 현실성이 떨어진 금융 공약들은 무분별하게 쏟아졌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 대부분이 최고이자율을 20%로 낮추겠다고 입을 모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체크카드 수수료를 0%로 인하하고 카드 수수료 1% 상한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후보는 금융채무 취약계층 490만명에 1인당 500만원을 탕감시켜주자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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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인 리스크로 금융사는 이윤에서 타격을 입을 텐데 이를 명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은행이 쉽게 돈 번다는 생각으로 뭐든 깎아주라는 식으로 나오는 건 정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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