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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거짓말·모럴헤저드…기업은 이렇게 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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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질러진 우유 '不可리스'
수습불가 '反ESG' 위기

코로나 심포지엄사태 3주 만에
경영일선 물러난 홍원식 회장
"두 아들도 경영권 승계 않아"

10년간 끊이지 않던 구설수
'비윤리' 꼬리표…실적 내리막
폐쇄적 조직문화 개선해야

갑질·거짓말·모럴헤저드…기업은 이렇게 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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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거짓말·모럴헤저드…기업은 이렇게 몰락한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2013년 '대리점 갑질사태' '외손녀 마약 사건'에 이은 세 번째 대국민 사과였다. 결국 오너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공식석상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두 아들에게 경영권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가리스 사태'의 발단이 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이 열린 지 3주 만이다.


◇불가리스 거짓말 사태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이 발단이 됐다. 남양유업 측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는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즉시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했고, 일부 매장에서 불가리스가 품절 사태를 빚었다. 질병관리청이 직접 나서서 "제품을 접촉시키는 방식의 연구 방법으로는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불을 껐다.


사태는 심각할 정도로 불거졌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조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연구가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남양유업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 홍보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그제서야 남양유업은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세종시는 같은날 남양유업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세종공장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결정해 사전통보했다. 경찰도 수사에 돌입해 지난달 30일 남양유업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갑질·오너 일가 모럴헤저드

남양유업은 설립 이래 분유에 집중하며 국내 분유시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대리점 갑질 사태가 터지지 전까지 남양유업은 분유업계 1위 기업으로, 엄마들 사이에서 신뢰받는 기업 이미지가 강했다. 2013년 5월 대리점주 밀어내기 사태로 '1호 갑질 기업'으로 낙인 찍히면서 기업 이미지는 추락했다. 남양유업은 사태가 터진 지 7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이후에도 대리점 갑질이 폭로되면서 사람들은 불매운동을 이어갔다.


오너리스크도 잇따라 불거졌다. 2019년 남양유업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홍원식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내기도 했지만 기업이미지 회복은 불가능했다. 지난해에는 홍 회장도 구설수에 올랐다. 홍 회장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매일유업의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게재했다는 사실로 수사를 받았다. 최근에는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도 외제차 임대 등 회삿돈 유용 의혹이 불거지며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갑질사태 이후 지금까지 남양유업은 '비윤리적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지속되는 불매운동으로 남양유업 실적은 내리막길이다. 매출액은 8년째 답보상태이며, 수익성은 크게 훼손됐다. 지난해는 771억원의 적자를 냈다. 주가도 2013년에 비해 3분의 1 토막 났다.


◇폐쇄적 조직문화가 발목

재계는 남양유업 사태의 근본 원인을 오너 일가 중심의 폐쇄적인 조직문화 때문으로 짚었다. 표면적으로는 홍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그동안 오너 일가의 회사 지배력은 절대적이었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 회장의 지분(51.68%)을 포함해 총수 일가 지분이 53.85%에 달한다. 남양유업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4명의 사내이사 중 3자리를 홍 회장 일가가 차지했다. 사외이사 2명은 후보추천위원회가 아닌 이사회 추천으로 선임한다. 견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사건이 발생한 후 뒤늦게 진화에 나서는 '늑장 대응'이 반복되는 점도 오너의 의중 때문에 의견 개진이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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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일본의 유가공업체 1위였던 유키지루시(雪印)는 식중독 집단 사태에 대해 진정성 없는 대응에 사회적 반감을 일으켰고,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며 결국 파산했다. 미국의 7대 기업으로 꼽히던 에너지 회사 엔론(Enron)은 이중 장부를 작성해 4년간 15억달러를 분식회계한 사실이 발각돼 역사에서 사라졌다.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잃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워런 버핏의 명언을 증명해주는 사례다. 재계 관계자는 "남양유업 역시 기업 경영에서 '부족한 윤리의식'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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