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판매사로 해외펀드 판매 위축 우려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해외펀드를 운용하는 외국계 운용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외국계 운용사들의 해외펀드 판매를 해주던 씨티은행마저 사라질 경우 펀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씨티은행의 판매설정 잔액 기준으로 운용사 순위를 매겨보면 피델리티자산운용(4935억원), 블랙록자산운용(1817억원),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1761억원), 슈로더투자신탁운용(1285억원) 순이었다. 이외에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883억원)과 베어링자산운용(320억원)이 씨티은행을 통해 펀드를 공급했다. 씨티은행의 전체 설정 잔액은 1조7979억원이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국내 운용사와 달리 씨티은행이나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을 주력 판매사로 두고 있다. 판매 계열사 없이 펀드 판매망을 뚫기가 어려운 국내 시장 환경상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펀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줄이 끊어지는 셈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경우 펀드 전체설정 잔액 3조1910억원 중 4935억원(15%)이 씨티은행을 통해 들어왔다. 피델리티운용에게는 가장 큰 판매사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전체 설정 잔액 8735억원 중 1285억원(14%)이,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1조7476억원 중 1761억원(10%)이 씨티은행을 통해 들어왔다.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공모펀드 판매를 철수하고 DGB운용으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사업을 매각한 블랙록자산운용은 전체 설정 잔액 9618억원 중 1817억원(18%)이 씨티은행을 통해 유입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해외상품을 잘 팔아왔기 때문에 외국계 운용사들의 설정 비중이 높다"며 "씨티은행의 비중이 컸던 운용사들은 신상품을 출시했을 때 팔아줄 판매사를 새로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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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자산운용사들 중에선 국내 시장에서 공모펀드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사업 철수를 택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앞서 2012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을 시작으로 JP모건자산운용,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등이 국내 사업에서 발을 뺐고 최근엔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도 리테일사업 매각을 타진 중이다. 외국계 운용사 중에선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베어링자산운용만이 한국 조직을 두고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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