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윌셔그랜드센터 803억 손실
칼호텔네트워크 매출 전년比 반토막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대한항공의 호텔사업 부문이 4년 연속 수 백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텔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올해에도 영업적자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이 운영하는 미국 LA 윌셔그랜드센터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전년 대비 42.8% 증가한 8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 규모는 2017년 501억원, 2018년 566억원, 2019년 562억원 등 4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HIC는 1989년 미국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윌셔그랜드호텔을 인수, 2011년 말 호텔 영업을 종료하고 재개발을 통해 높이 335m, 총 73층 규모의 호텔 및 오피스 복합 건물인 윌셔그랜드센터를 2017년 개관했다. 당시 호텔 리모델링 사업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하며 LA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HIC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피스 수요 감소 및 호텔 영업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HIC의 만기 도래 차입금 상환을 위해 9억5000만달러를 긴급 수혈했다.
HIC의 자산가치도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HIC의 장부가는 219억원으로 전년(7561억원) 대비 97.1% 감소했다. 자산가치가 1년만에 사실상 7000억원 이상 증발한 셈이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진칼의 호텔사업을 담당하는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해 매출 544억원으로 전년(1110억원) 대비 5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은 33억원에서 238억원으로 증가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그랜드하얏트인천, 제주칼, 서귀포칼 호텔 등을 합쳐 총 56만여 객실을 보유 중이지만 지난해 수용 비중은 절반 이하인 48.5%로 전년(69.8%) 대비 21.3%포인트 감소했다.
한진칼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구조개선을 위해 제주파라다이스 부지, 종로구 송현동 호텔 부지 등의 매각 작업에 나서는 가운데 전체 호텔사업 부문의 재무구조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한항공은 이에 윌셔그랜드센터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수혈받은 금액 중 3억4400만달러를 현재 상환을 완료하고,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는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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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현지 투자자를 중심으로 윌셔그랜드센터의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자산가치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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