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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남아에선 韓정수기에 태극기 붙여달라 요청 쇄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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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종 원봉 기술연구소장 인터뷰
원봉 기술연구소, 수출 70%…해외시장 맞춤 개발로 기술력 향상
저가 중국 기업 도전에 기술력으로 승부
창업 30주년, 연간 전체 매출 2% 연구개발에 투자

[인터뷰] “동남아에선 韓정수기에 태극기 붙여달라 요청 쇄도하죠” 김항종 원봉 기술연구소장은 유럽, 일본 등 까다로운 해외 기업 요청에 맞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 원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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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반도체 못지않게 해외에서 인기 많은 품종이 바로 정수기입니다. 동남아 지역에선 아예 우리 제품에 태극기를 붙여 달라, 한국산이란 표시를 한글로 크게 표기해달라 요청이 쇄도할 정도죠.”


전 세계 70여 개국에 정수기를 수출하는 원봉은 30년 째 한우물만 판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특히 생수통을 거꾸로 꽂아 쓰는 냉온수기를 국내 최초로 생산해 본격적인 정수기 시장을 개척한 기술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정수기와 냉온수기를 유럽과 일본 등 까다로운 해외 시장에 선보이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원봉은 이제 물과 관련된 다양한 필터제품을 통해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 23일 서울 마곡동 원봉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김항종 소장은 해외 바이어 요청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 나라의 수질 기준, 소재 안정성 기준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술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수기의 심장 역할을 하는 필터는 자체 기술력의 집약체로 꼽힌다. 원봉은 현재 국내외 고객사 대상 30여 종의 필터를 생산한다. 통상 필터는 여과방식과 역할에 따라 분류한다. 직수 사용을 고려한 UF(중공사막)와 나노, 저수조형인 역삼투압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두 개 이상의 방식을 결합한 제품이 출시되며 위생성을 높이는 추세다.


수출 주력기업 특성상 원봉은 세계 각국의 수질 상황에 따른 다양한 맞춤 필터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고, 까다로운 인증의 벽은 삼진아웃 목전에서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NSF(미국국제위생재단) 인증 심사 당시 368가지 유해물질 검사에서 딱 1개 항목이 검출됐는데 그때가 삼진아웃 중 두 번째 퇴짜였다”며 “국내 기관을 수소문해서 그 원인을 찾아봐도 정확한 이유를 알아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거듭된 내부 시료테스트를 거쳐 결국 최종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인터뷰] “동남아에선 韓정수기에 태극기 붙여달라 요청 쇄도하죠” 원봉은 연간 전체 매출의 2%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120여개 주요 인증·특허를 바탕으로 정수기, 냉온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그리고 필터를 100%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다. 생산 또한 전량 김포 공장에서 이뤄진다. 사진 = 원봉 제공

반값 중국 제품 도전, 기술력으로 고객사 발길 되돌려

여기에 15년 전 한 일본 기업 바이어와의 미팅은 품질력 관리에 대한 원봉의 기준을 바꿔놓았다. 김 소장은 “당시 일본 기업 측에서 연구개발자, 품질팀장, 생산담당자를 만나자고 연락이 와 회의에 참석했는데 우리 제품 중 내부의 작은 스크루 피스가 하나 잘못 들어간 제품을 보여주면서 그 이유를 묻더라. 우리도 짐짓 지나쳤던 디테일한 지적에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며 “여기에 제품 개발 단계부터 양산 이후까지의 요구사항, 특히 생산라인의 공기질 관리 문제는 원봉이 선제적으로 제조라인을 양압룸으로 바꾸고 제조라인 작업자의 담당 제품을 일원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가장 까다로운 고객사를 만족시키자 후광효과로 일본 내 다른 기업들로부터 계약요청이 쇄도했다. 원봉의 전체 매출 중 70%가 수출이 차지하는데, 그중 70%는 일본 시장에서 발생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중국 기업의 도전으로 수출 위기도 찾아왔다. 원봉의 주 수출국이었던 중동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국 정수기업체가 납품가 절반으로 제품 계약을 제안한 것. 이때 절반 이상의 거래 기업을 잃었는데 신기하게도 3년 후 다시 중동 기업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 소장은 “당초 중동 기업은 중국 제품 품질이 조금 떨어지지만 고장 나 새 걸로 바꿔도 가격 측면에서 중국 측과 거래가 이익이라 수용했는데 품질문제에 대한 민원이 계속되자 다시 우리 쪽 주문량을 늘려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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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남아에선 韓정수기에 태극기 붙여달라 요청 쇄도하죠” 제품 좌측 상단에 태극기를 부착해 수출하는 원봉의 정수기. 사진 = 원봉 제공

변화무쌍한 시장 흐름에 발맞춰 연구개발을 강화해 온 원봉은 연간 전체 매출의 2%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올해로 창업 30년을 맞은 원봉은 120여개 주요 인증과 특허를 바탕으로 정수기, 냉온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그리고 필터를 100%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다.국내에서는 ‘루헨스’ 브랜드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생산 또한 전량 김포 공장에서 이뤄진다. 올해엔 유럽에서 시장성이 확인된 연수 필터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 소장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연수 필터 수요가 확인돼 현재 개발 중이고, 정수기 필터는 매년 기술 결합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며 “하나의 제품을 개발해도 국가별 수출모델을 적용하면 6~7개 사양은 기본으로 나와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인 만큼 정수기와 냉온수기를 넘어 공기청정기를 비롯한 환경 가전의 다양한 국제 수요를 충족하는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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