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여신강림 등 웹툰 원작 드라마 열풍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거래액 1조3000억원
네이버,美 법인 거점으로 유럽·남미 확대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스위트홈, 경이로운 소문, 여신강림. 요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원작이 네이버·카카오 웹툰이라는 점이다. 웹툰이 드라마·영화로 제작되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K-콘텐츠 산업의 주류로 떠올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웹툰 거래액만 1.3조원 넘어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의 글로벌 연 거래액은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웹툰은 월거래액이 지난해 8월 800억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글로벌 연간 거래액이 8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카카오페이지 역시 같은 달 하루 거래액 30억원을 기록하면서 증권가는 카카오페이지의 연 거래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월 이용자(MAU)가 67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웹툰은 미국과 유럽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신의탑'의 경우 전 세계 누적 조회 수가 45억건에 달한다. 글로벌 앱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구글플레이 만화앱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원작 웹툰의 인기까지 견인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스위트홈은 지난달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카타르,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국에서 차트 1위에 올랐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의 경우 글로벌 누적 조회수가 12억건를 넘었다.
카카오페이지는 일본 만화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를 선호하는 일본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카카오 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일본 구글플레이ㆍ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픽코마는 매출이 매년 2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거세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경우 픽코마에서 인기를 끌면서 누적 조회수만 5억3000건을 넘어섰고, 한국에서 흥행했던 '이태원 클라쓰'는 '롯본기 클라쓰'라는 이름의 현지화 버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글로벌 성과 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웹툰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新)한류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웹툰 사업을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총괄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미국을 거점으로 유럽과 남미 등 네이버웹툰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웹툰 지식재산권(IP) 전용 플랫폼인 '웹툰 스튜디오'도 세웠다. 전열을 가다듬은 네이버웹툰의 성과는 올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할리우드 대형 플레이어들과 협업도 앞두고 있어 네이버웹툰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지는 일본 외 지역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11월 북미 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해외관계사로 편입했다. 진출 초반부터 의미있는 성과도 거뒀다. 카카오페이지는 타파스에 공급한 작품 14개에서만 85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대만, 태국 웹툰 서비스 출시도 앞두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수출하면서 조금씩 진출 국가를 늘려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가 글로벌 진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만화 산업 백서'에 따르면 웹툰을 종이 만화책의 디지털 버전으로 보면 7조원의 시장이지만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로 가치를 환산할 경우 잠재 웹툰 시장 규모는 100조원에 달한다. 웹툰 IP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 등 사업 확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유료콘텐츠와 광고로 수익을 냈다면 요즘은 IP 비즈니스를 통한 다양한 수익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도 웹툰의 가능성을 인정 받는다면 콘텐츠를 통한 수익 창출이 어마어마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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